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시중은행 입장차… 업계는 '혼란'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시중은행 입장차… 업계는 '혼란'
  • 이서준 기자
  • 승인 2018.01.12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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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부처별 가상화폐 대한 시각 달라… 가상계좌 폐쇄 움직임 주춤
1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들이 시세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가상화폐 거래소에서 시민들이 시세전광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가상화폐에 대한 정부 각 부처의 다른 시각과 시중은행들의 가상계좌 정리 움직임에 거래소 등 업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지난 11일 법무부가 거래소 폐쇄 추진 등 규제 방침을 밝히고 금융위원회가 이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가운데 청와대와 기획재정부는 속도 조절에 나섰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12일 '혁신성장 지원단 점검회의'를 진행한 후 기자들의 인터뷰에서 "어제 법무부 장관께서 거래소 폐쇄 얘기를 했는데, 지금 관련 TF 내에서 논의하고 있는 법무부의 안이다"며 "아직 조금 더 부처간에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밝혔다.

기재부는 법무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계획에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셈이다.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 입장문을 통해 "암호화폐 거래소 폐지와 관련한 박상기 법무부 장관의 발언은 법무부가 준비해온 방안 중 하나이나 확정된 사안이 아니며 각 부처의 논의와 조율과정을 거쳐 최종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각 부처별 및 청와대의 다른 메시지는 서로 다른 입장차만 보여주는 셈이 됐다.

더군다나 이날 신한은은과 기업은행 등 시중은행이 준비 중이던 실명확인 가상계좌 입출금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고 기존 가상계좌도 점진적으로 닫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B국민은행과 KEB하나은행도 가상화폐를 둘러싸고 혼란이 빚어지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당국의 방침이 정해질 때까지 가상계좌 서비스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시중은행의 이 같은 움직임에 거래소 등 업계와 투자자들은 매우 당황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에서 가상계좌를 받는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은 당장은 뾰족한 수를 내놓지 못한 채 사태를 파악 중이다.

빗썸은 현재 신한과 NH농협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제공받고 있다.

하지만 신한은행에 이어 농협은행도 기존 가상계좌에 입금을 막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신규자금 유입과 거래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다.

빗썸·코빗·업비트 등 주요 거래소가 가입한 한국블록체인협회 준비위원회는 당국과의 조율로 자유규제안도 만든 상황에 거래소 폐쇄와 가상계좌 서비스 철회가 거론되는 것에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놨다.

김진화 블록체인협회 준비위 공동대표는 "자율규제안에 따라 본인 확인을 강화한 입출금 서비스를 1월1일부터 해야 했다"며 "정부가 이렇게 하니 은행이 뒤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제 사태도 있었고 가상화폐 투자자 피해나 풍선효과, 지하화에 따른 영향은 당국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이 이날 가상화폐 조사·연구를 전담하는 부서를 만들며 조직을 개편하는 등 강경 대응방침을 쏟아내던 정부가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거래소 폐쇄 등 자극적인 단어보다 현행법 테두리 내에서 점진적인 과열 해소책을 우선 구사한 뒤 '질서있는 퇴장'을 추구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날 오후 들어 가상계좌에 대한 실명확인 시스템 도입을 중단하겠다고 했던 신한은행은 도입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톤다운했고, 역시 도입 중단 방침을 밝혔던 기업은행 등 여타 시중은행 역시 상황을 좀 더 보겠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처럼 정부와 시중은행의 갈팡질팡하는 모습에 따라 가상화폐 업계와 투자자들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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