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 연락망 23개월만에 재가동… 남북대화 일사천리
판문점 연락망 23개월만에 재가동… 남북대화 일사천리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8.01.0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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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文대통령이 대책 지시했다는 데 긍정적으로 평가"… 이례적 화답
美 "지켜보자" 신중한 태도… '北 미사일 도발 예상' 외신 보도 잇따라
3일 오후 3시 34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3일 오후 3시 34분 경기 파주시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연락사무소 '남북직통전화'를 통해 우리측 연락관이 북측과 통화하고 있다.(사진=통일부 제공)

남북한 판문점 연락망이 정상 가동됐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용의를 밝힌 뒤 남북대화 재개가 일사천리로 이뤄지는 모양새다.

3일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판문점 연락관 간에 통화가 이뤄졌다.

전화는 이날 오후 3시30분 북한이 걸어왔으며 전화와 팩스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지 확인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남북한 사이 판문점 연락채널이 재가동된 것은 지난 2016년 2월 개성공단 폐쇄에 반발한 북한이 남북 사이의 모든 연락채널을 끊은 지 1년11개월만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이날 오후 3시30분(평양시간 오후 3시)부터 판문점 연락채널을 다시 개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적극적 지지 의사를 표시하며 해당 부문에 실무적 대책을 세울 것을 지시했다는 보고받으시고, 그에 대해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표명했다"면서 이례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화답했다.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이란 칭호를 쓴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북한은 그 동안 문 대통령을 '남조선 당국자' '남조선 집권자'로, 한국 정부는 '괴뢰정부' '괴뢰패당' 등으로 지칭해왔다.

이처럼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남북대화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한미 동맹과 국제사회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최대의 대북압박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새해 업무 개시일인 2일(현지시간) 오전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로켓맨이 지금 한국과의 대화를 처음으로 원한다"며 "아마 이것이 좋은 소식일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켜보자"고 말했다.

이어 오후에 올린 트윗에서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핵단추가 항상 책상 위에 있다'고 했는데 나는 그가 가진 것보다 더 크고 강력한 핵 버튼이 있다"고도 밝혔다.

남북 간 대화 움직임에 '지켜보자'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또다시 '로켓맨'이라고 부르고, 그의 핵단추 언급에 "내가 가진 것이 더 크다"고 응수한 셈이다.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한다고 밝힌 3일 오후 서울역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북한이 판문점 연락채널을 개통한다고 밝힌 3일 오후 서울역에서 관련 뉴스가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백악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선언할 때까지는 최대의 압박과 제재로 북한을 옥죄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남북 대화 관련 질문에 명확한 평가는 피하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함이 없다"며 "북한의 변화를 위해 최대의 대북압박을 가할 것이며 반드시 한반도를 비핵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동맹에 대해서는 "우리는 통일된 대응 방안을 놓고 긴밀한 연락을 취하고 있으며 양국은 궁극적인 공동의 목표를 향해 일할 것"이라며 공조를 강조했다.

이는 김 위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동계올림픽 대표단 파견과 당국회담 용의를 표하면서도 미국을 향해서는 '핵단추'를 언급하며 위협하는 등 한미 동맹을 이간질하려 한다는 워싱턴 외교가 일각의 우려를 의식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북한의 추가 미사일 도발 징후가 포착됐다는 외신 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주목되고 있다.

미 CBS 방송은 2일(현지시간) "북한이 또 다른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위한 초기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사일 실험이 이뤄진다면 이번 주 후반이나 다음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날 미 NBC뉴스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수일 안에 2018년 첫 탄도미사일 발사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를 인용해 북한이 곧 미사일을 발사할 가능성으로 볼 수 있는 조짐이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