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수석비서관 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사진)은 10일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상황을 잘 체크해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전했다.
이 관계자는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관련, “아직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미주지역 평통자문위원 간담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질문에 “지금 중요한 건 김정일 위원장의 상태가 어느 정도냐 하는 것인데 좀 지켜보자”며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김 위원장의 병명이 뇌졸증이라는 외신보도와 관련, “아직 확인된 것은 아니다”라며 “외신은 부담없이 얘기할 수 있겠지만 우린 이해 당사자니까 섣불리 말하기 힘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남북 문제에 있어선 우리 언론이 외신보다 앞서가는 게 맞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 언론들이 미국 쪽 인사를 통해 보도하는데 그 사람들도 미국 정부 관계자가 아니라 정보 소식통들이 대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북한 군부의 움직임과 관련,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북한 군부의 이상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핵협상도 함께 눕나?…우려 목소리 커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설로 갑자기 북핵문제가 중단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북핵은 지금까지 북측이 핵신고를 제출하고 이에대한 반대급부로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할 것인가가 관건이 되는 수준까지 이행이 됐었다.
지난 8월10일이 테러명단 제외를 위한 경과기간 규정일 90일이 지났지만 미국은 북한이 핵신고내역을 검증한 이후 판단을 이유로 명단제외가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과 미국 등 6자회담국들은 검증없는 핵신고는 절반의 이행임을 강조하고, 북측과도 이 점을 합의해 핵검증을 위한 체계를 북한이 수용할 것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와중에 지난 8월 26일 북한이 핵불능화 중단과 원상회복을 선언, 지금껏 난항이 이어져왔었지만 일부 보도에 의하면 이미 김정일 위원장이 그에 앞선 14일에 뇌졸증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상황판단에 한 요소가 되고 있다.
만일 김정일의 뇌졸증 와병설이 사실일 경우 북한의 핵불능화중단 선언은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다.
그 한가지는 바로 핵불능화 중단선언 자체가 김 위원장의 와병을 전제로 더 이상 북핵불능화를 이행할 중심이 사라져 모든 진행을 글자 그대로 중단한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또 한가지는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에 다시 북핵협상을 반대하는 세력이 주도권을 잡아 중단을 선언하도록 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후자의 경우일 경우 북핵문제는 상당히 복잡해진다.
주로 군부의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진 북핵협상에서 중단의 선언 배경에 김정일 유고상황을 틈탄 군부가 주도권을 잡은 것이 이유일 경우 지금까지의 북핵협상은 중단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여진다.
핵실험을 하고 비핵확산기구(NPT)에서 탈퇴하고 한 과거의 강경자세는 바로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목적이었던 배경에 군부의 반발이 있었기 때문임은 이미 잘 알려져있다.
애초 북한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배경에는 핵보유가 가장 큰 효자노릇을 했다.
그런 북한이 핵에 대한 모든 것을 다 공개한 뒤 이후에는 어떻게 무에서 다시 유를 창출할 것인가가 관건이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군부로서는 핵에 대한 마지막 보루를 잃고 싶지 않은 것이며, 지금까지 수년간 북핵협상을 이어오면서 중유와 식량 등을 받아왔었지만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지원을 받을 것인가가 주목사항이기도 했다.
김정일 와병설이 아니더라도 마지막 북핵검증 절차를 앞둔 북한으로서는 ‘다 공개’할 것인가와 ‘시간을 끌 것’,아니면 ‘다시 중단’할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됐었을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특히 미국의 대선을 앞두고 부시 정부와의 6자회담 약속은 차기 정부에서 어떤 모습이 될 지에 대해서도 북한으로서는 확신할 수 없었을 것이란 점도 이같은 판단을 할 이유가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같은 판단순간에 김정일 위원장의 와병은 ‘다 공개’했을 경우 서방세계와 문호개방 등 막중한 책임이 필요한 앞길에 주체가 흔들려 극심한 혼란을 우려, 중단선언이 나왔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어떤 입장이었건 김정일의 와병은 사실일 경우 향후 북핵협상에 큰 난관인 것만은 사실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미 국무부는 이에대해 극히 말을 아끼고 있다.
9일 가진 정례 브리핑에서 숀 매코맥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의 정책결정 과정에 대한 훌륭한 윤곽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전제하고 현재까지 맺어진 북한과의 약속이 이행되기를 기대한다는 점만을 강조했다.
북한의 정책결정을 누가 하든, 혹은 정책결정자의 공백이 있든 지금까지 약속된 사항을 이행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북한으로서는 이행을 계속해 개혁개방을 책임질 주체자가 없는 상황은 곤란할 수 있을 것이며, 감당할 수 없는 체제의 흔들림까지도 각오해야 한다는 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측의 판단은 아직 김정일 와병설을 염두에 두면서도 겉으로는 인정치 않으면서 지금까지의 핵관련 협상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의지를 뚜렷이 나타냈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북핵협상은 김정일의 병석에 함께 누워버릴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팽배해진다.
북한 서열 2위 김영남 “김정일 문제없어” 북한 권력 서열 2위인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10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년 열병식 등 축하 행사에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과 관련 “(김 위원장의 건강에)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고 교도(共同)통신이 평양발로 보도했다.
김 상임위원장은 이날 평양 만수대 의사당에서 가진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북한의 송일호(宋日昊) 북일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도 김 위원장의 건강 악화를 둘러싼 각종 보도와 관련 “일고의 가치도 없는 것이다.
하나의 모략 책동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부인했으나, 김 위원장과 같은 북한 지도부나 간부가 이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송 대사는 “서방의 보도 기관은 여태까지 터문이 없는 보도를 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여론화하려는 의도가 보인다”고 말해 건강 악화설에 강하게 반발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WP “김정일 공백틈타 권력투쟁 전개 중” 미국의 일부 관리들은 이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와병중인 틈을 타 권력투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군부가 현재 권력공백을 이용,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하려 하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스트는 미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북한의 북핵불능화 중단선언과 원상회복 선언은 이미 전개되고 있는 김정일 와병중 권력투쟁에서 파생된 것임을 지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언제나 북핵불능화 프로그램에 미심쩍었던 군부는 지금 김의 와병중에 그들의 견해를 재주장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 불능화 중단 선언은 김정일 작품이 아니라 군부의 입김임을 전했다.
신문은 그 이유로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8월 중순 뇌졸중을 당했으며, 다른 한 관리는 그가 지난 8월 14일 뇌졸중이왔다고 전하는 한편 8월 말 중병설은 부인했다고 전하고 그 직후 북한은 영변핵시설의 원상회복을 주장했음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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