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문화진지 개관… 시민동·예술동 등 구성
서울 도봉구 대전차방호시설이 ‘분단과 대결의 상징’에서 ‘문화창작공간’으로 거듭난다.
구는 31일 지하철 1·7호선 도봉산역 옆 대전차방호시설 평화문화진지 개관식을 개최한다고 30일 밝혔다.
길이 약 250m에 이르는 군사시설인 이곳은 민족 최대의 비극인 6.25전쟁 때 북한군이 남침하던 길목에 만들어 유사시 건물 폭파로 통행을 차단하는 것이 목표였다. 한때는 시민아파트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설계 이후 30여 년이 흐른 2004년, 건물노후로 아파트 부분은 철거됐지만 군사시설의 기능을 하던 벙커를 비롯해 각종 화기를 발사할 수 있는 구멍 등은 여전히 흉물처럼 남아있었다.
이에 도봉구는 2013년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 대한민국의 역사가 담긴 이곳을 리모델링해 주민 품으로 돌려주자는 발상의 전환을 시도하고 본격적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민·관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공간 재생을 위한 전문가 워크숍과 예술가, 주민 등을 대상으로 한 40여회의 현장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12월에 제60보병사단과 ‘군사시설 공동활용 업무협약식’을 맺음으로써 서울시와 도봉구, 군부대가 뜻을 모아 ‘평화문화진지’ 설립 의지를 공고히 했다.
‘2016년 서울미래유산’에 선정돼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았으며 같은 해 12월14일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하고 서울시 공모를 거쳐 ‘도봉문화재단’을 위탁기관으로 선정했다.
도봉문화재단은 4억6600만원의 지원금을 확보해 2019년 6월까지 평화문화진지를 운영하게 된다.
연면적 1902㎡(576평), 지상 1층 전체 5개동 규모로 새 단장을 마친 평화문화진지는 기존 벙커를 제외한 나머지 공간은 예술가와 주민을 위한 시민동, 창작동, 문화동, 예술동, 평화동으로 구성했다.
20m 높이의 전망대는 유사시에는 군사시설로 활용하되 평시에는 주민 누구에게나 개방해 인근의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감상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평화광장에는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장벽’이 세워진다. 이동진 도봉구청장이 제주 4·3 평화의 공원에 설치된 것을 보고 직접 아이디어를 낸 부분으로, 외교부와 통일부의 협조를 얻은 후 3점을 무상 기증받게 됐다.
리모델링을 완료한 이곳 평화문화진지는 31일 박원순 서울시장, 이동진 도봉구청장, 육군73보병사단장, 시민과 문화예술인 등이 대거 참석해 대전차방호시설의 새 시작을 축하할 예정이다.
아울러 시설 탐방, 개관 퍼포먼스, 군악대 히든행진 퍼레이드 등 각종 축하공연과 전시 이동통로를 활용한 자유전시로 다채롭게 열린다.
[신아일보] 서울/최영수 기자 chldudtn5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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