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화장품·면세점, 중국발 악재에 ‘악전고투’
식품·화장품·면세점, 중국발 악재에 ‘악전고투’
  • 김동준 기자
  • 승인 2017.10.15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3분기 실적, 여전히 사드 보복 영향권
“일부 회복조짐, 매출 증가세 해석은 무리”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매장 (사진=김동준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 매장 (사진=김동준 기자)

식품업계와 화장품업계의 3분기 실적 역시 중국의 경제 보복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것이란 전망이다.

식품업계는 최악이었던 올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3분기엔 실적이 어느정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전히 낙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전망한 오리온의 3분기 매출 평균치는 5537억원으로 2분기보다 284.1%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671억원으로 2분기보다 695.3% 증가하는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 제과시장 2위에 오를 정도로 현지 시장에 안착한 오리온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이 작년 대비 64% 감소했다.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낮지만 실적이 나아지는 흐름이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인력 구조조정 등으로 상반기보다 수익성은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중국법인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4.9% 감소한 390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7월 중국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약 90% 수준까지 올라오는 등 최근 회복세를 타고 있다”며 “현지 유통상들이 상반기에 사드 사태에 재고를 줄이면서 실적이 악화했으나 정상을 되찾아 가는 과정”이라고 전했다.

농심도 회복세에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농심 3분기 매출 전망치는 5671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7% 증가한 수준이다.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은 28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57.1% 증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와 비교해도 각각 3.5%, 26.0%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본격적인 매출 증가세로 해석하기는 시기상조라는 견해가 대세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여전히 사드 여파가 미치고 있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의 주요요인은 구조조정 등 기업의 노력”이라며 “예전과 같은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 화장품, 판매업체 ‘고전’ VS 제조업체 ‘성장’

화장품업계는 기업별로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판매 업체는 고전하고 있지만 일부 제조업체는 해외 사업에서 선전한 것으로 예상됐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3분기 매출 전망치는 1조5028억원, 영업이익은 1469억원으로 각각 전분기보다 6.4%, 12.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수치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9.2%, 영업이익은 33.1% 하락한 것으로 본격적인 회복세로 평가하기는 어렵다.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됐다.

토니모리는 영업이익이 2분기보다는 1285.9% 상승하지만, 작년 동기보다는 30.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LG생활건강의 경우 상반기에 화장품 실적은 부진했지만, 생활용품과 음료 등 각 부문별 실적이 좋았다.
증권가는 LG생활건강이 3분기에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NH투자증권은 LG생활건강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1조5629억원, 2488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과 같고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불매 운동에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화장품 판매업체에 반해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전반적으로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맥스는 3분기 매출액이 2223억원, 영업이익이 120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등 해외 부문 성장세가 이어져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9.4%, 0.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콜마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17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4.1%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2.7%, 영업이익은 13.7%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 면세점, “보따리상 매출은 속빈 강정”

롯데면세점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2조553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6.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326억원에서 74억원으로 96.8% 급감했다.

이처럼 사드 보복 직격탄을 맞아 상반기 최악의 실적을 낸 면세점들은 3분기 성적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내국인 여행객 증가 등의 영향으로 2분기에 비하면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매출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흥미로운 점은 사드 보복으로 외국인 이용객은 급감했지만, 국내 매출이 증가했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인 ‘보따리상’ 때문이란 게 업체들의 설명이다. 매출은 늘었지만 유치 경쟁에 따른 비용이 커져 면세점의 수익성은 악화됐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가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중국인 관광객은 3월부터 매달 60% 이상씩 급감하고 있지만, 보따리상이 매출 증가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유지를 위한 할인 등으로 면세점업계의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점도 변수다. 면세점업계는 최근 여행사에 지급하는 송객수수료율을 낮추는 등 비용 감축에 나서고 있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매출이 늘고 있지만 속빈 강정”이라며 “국가적인 지원과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동준 기자 blaams@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