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고한 가치 기억할 것"…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영결식
"숭고한 가치 기억할 것"…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 영결식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7.10.09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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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열린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 창립식에서의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열린 '사단법인 김운용스포츠위원회' 창립식에서의 김운용 전 IOC 부위원장.(사진=연합뉴스)

고(故)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의 영결식이 엄숙하게 치러졌다.

9일 국기원 중앙수련장에서는 홍성천 국기원 이사장, 최창신 대한태권도협회 회장,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 등 6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 전 부위원장의 영결식이 진행됐다.

오전 8시30분 고인의 운구 행렬이 영결식장으로 들어섰다. 조문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묵념하며 고인을 맞이했다.

이후 하얀 도복의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WTF), 대한태권도협회 시범단 120명과 검은 정장을 입은 수백 명의 조문객의 선명한 색깔 대비 속에 영결식이 엄숙하게 진행됐다.

영결식은 국민의례와 고인의 명복을 비는 묵념, 태권도 10단 헌정, 고인 약력보고, 장례위원회 공동위원장의 조사, 정부 대표와 IOC 대표의 추도사, 유족답사, 헌화 순으로 이어졌다.

특히 고인을 향한 조사가 이어지자 이를 듣던 조문객들은 고인의 대한 그리움에 눈물을 흘렸다.

먼저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홍성천 국기원 이사장은 "오늘 우리는 태권도계 거목으로서 우리를 이끌어주신 김 전 부위원장님과 아쉬운 작별의 인사를 나누게 됐습니다"면서 "그 숭고한 가치는 지구촌 태권도인의 가슴 속에 깊이 남아 영원히 간직될 것입니다"고 말했다.

이어 "태권도가 발전하기까지 고인의 헌신적인 손길이 미치지 않은 것이 없었다. 커다란 족적은 우리 모두에게 참된 교훈으로 남아 태권도의 밝은 미래를 여는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우리나라 체육의 든든한 버팀목이시던 김 전 부위원장님이 영면의 길을 떠나셨다"며 "인명은 하늘의 뜻이라기에 비통함을 감추려 하지만, 자연의 섭리가 못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를 대신해 이규석 부총재는 "태권도의 탄탄한 기반은 고인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면서 "고인이 늘 가슴에 품었고 실천했던 태권도 발전의 뜻을 이어 받아 태권도가 세계적 스포츠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고인께서는 태권도를 위한 가장 큰 그림이셨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한국 스포츠 외교의 출발점이자 지향점이기도 하셨다"면서 "당신께서 사랑하셨던 유족들과 모든 스포츠인들에게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영결식이 끝나자 운구 행렬은 조객들과 함께 국기원 외부를 돌고, 태권도시범단 단원들이 도열한 국기원 정문으로 이동한 뒤, 모든 조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장지인 경기도 광주의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으로 이동됐다.

지난 3일 노환으로 타계한 김 전 비위원장은 1971년부터 20여년 동안 대한태권도협회장을 맡은뒤 1972년과 이듬해 각각 국기원과 세계태권도연맹을 설립, 초대 원장과 초대 총재를 지내면서 체육계와 본격적 인연을 맺었다.

1985년 1988 서울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고, 1986년에 IOC 위원으로도 선출됐다. 이후 IOC 집행위원, 부위원장, 대한체육회장, 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 스포츠계를 이끌었다.

김 전 위원장은 특히 88서울올림픽 유치와 성공적 개최에 크게 기여했으며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2부산아시안게임 등 주요 국제대회의 국내 유치에 큰 공을 세웠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는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또 당시 개·폐회식에서 남북한 공동입장을 성사시켜 전 세계인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대통령특사 국제교류대사를 맡아 국제 스포츠와 외교 무대에서 한국을 알렸고, 16대 국회에서는 통일외교통상위원으로도 활약했다.

김 전 비위원장은 국제 스포츠 외교 무대에서 볼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의 위상을 끌어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