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4기 추가배치에 中 반발 노골화… "전쟁위기 고조"
사드 4기 추가배치에 中 반발 노골화… "전쟁위기 고조"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9.08 15: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관영매체, "사드는 악성종양"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져" 악담 퍼부어
▲ 7일 오전 경북 성주군 사드 기지에 이날 추가로 반입된 사드 발사대가 하늘을 향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영상공동취재단/연합뉴스)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게(THAAD·사드) 발사대 4기의 추가 배치가 완료된 데 대해 중국이 연일 맹공세를 퍼붓고 있다.

사드 배치가 완료된 지난 7일 북한의 6차 핵실험 당시 일절 논평을 내지 않던 중국 관영매체는 원색적인 비난에 나섰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사드는 북핵처럼 지역 안정을 해치는 악성종양"이라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김치만 먹어서 멍청해진 것이냐" "한국은 북핵 위기와 강대국 간 다툼에 개구리밥이 될 것"이라는 '악담'도 쏟아냈다.

이날 중국정부는 김장수 주중대사를 초치했고, 겅솽 외교부 대변인은 사드 철수를 요구하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8일에도 중국은 군사 전문가들과 관영 매체를 동원해 '사드 무용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정지융(鄭繼永) 푸단(復旦)대 한반도연구센터 주임교수는 이날 관영 글로벌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사드 배치는 근본적으로 북핵 미사일 시험과 같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서 "오히려 한반도 정세의 혼란을 가중하고, 한반도를 전쟁으로 몰고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 교수는 "사드 배치로 인해 한국은 한반도 갈등의 최전선이 됐다"며 "이로 인해 한국은 안 좋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날 1면에 게재한 사드비판 논평에서 미국이 사드 배치를 통해 한반도 정세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사드 배치는 한반도 문제를 진정으로 해결할 수 없다"면서 "미국이 한반도 정세 긴장을 이용해 자신들의 전략적 목적을 실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은 한반도 정세를 중요한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면서 "북핵 위협을 과장해 동맹들이 도움을 요청하게 하고, 동맹의 안전을 약속하며 사드를 배치했다"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 사설에서 한미 양국에 △ 한미 연합훈련의 중단 △ 사드의 봉인 혹은 철수 △ 김정은 제거를 위한 참수부대 설립 포기 등의 요구사항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미 정부가 이 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북한의 핵포기를 기대할 수 없고 안보리가 아무리 제재를 강화하더라도 성과를 거둘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한 원유공급 중단 조치에 대해서도 "그런 조치는 북한을 막다른 길로 몰고갈 수 있으며 한반도 위기의 중심이 중국과 북한 간으로 옮겨올 수 있다"며 사실상 거부 입장을 시사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최근 북핵문제에 대해 독립적인 사고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북한이 더 위험해지면 한국도 더 위험해지며 미국의 안전이 한국의 안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한다"고 비난했다.

우리 교민들은 중국인들의 대대적인 불매운동이나 집회 등은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중국 언론 매체들이 한국을 공격하는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우려하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주중대사관은 전날 교민들에게 신변 주의보를 내렸다.

주중대사관 영사부는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 등을 통해 교민들에게 신변안전에 유의해 달라고 공지했다.

사관은 공지에서 "중국 내 체류 또는 방문 중인 국민의 신변안전 유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중국인과 접촉 시 불필요한 논쟁이나 마찰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어 "교민들은 한국인회 및 유학생회 등 교민단체와 연락 체계를 유지하고, 유사 상황이 발생 시 신속히 주중 공관 등에 도움을 요청해 달라"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