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社 카드론 증가율 하락세
7社 카드론 증가율 하락세
  • 정수진 기자
  • 승인 2017.08.2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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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뱅크 카드론 증가액과 비슷해

카드사의 올해 상반기 ‘카드론’ 취급액 증가율이 정부 규제와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으로 지난 동기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20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7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카드론 취급액은 17조8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483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전년 대비 증가율(10.1%)의 3분의 1 수준이다. 분기별로 올 2분기 카드론 취급액은 1분기(8조9900억원) 대비 소폭 감소했다. 1분기 취급액도 전 분기(9조2600억)보다 감소한 액수였다.

상반기 현금서비스 취급액은 25조6700억원으로 전년보다 0.6% 줄었다. 현금서비스는 2013년 이른바 ‘돌려막기’ 규제가 나온 이후 감소하고 있다.

대신 카드사는 카드론을 늘려 왔는데 올해는 그마저도 증가율이 감소했다.

상반기 전체 카드 대출 취급액(43조5500억원)은 전년보다 0.7% 늘었다. 지난해 증가율(3.8%)의 절반도 안된다.

카드 대출이 위축된 이유는 정부 규제 때문이다. 지난해 말 진웅섭 금감원장은 “카드사가 카드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경고했다.

가계부채 풍선효과를 차단하겠다는 의도였다. 당국은 올 초 실태 조사에 나서 카드론을 많이 취급하는 카드사에 경영 유의 조치했다. 카드사의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도 예년의 7%로 사실상 제한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영향도 있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는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저렴한 대출 상품을 내놨고, 흥행에 성공했다.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케이뱅크가 영업 후 3개월 동안 4~10등급 신용을 가진 차주에 대출한 금액은 2140억(총대출의 40%)이었다.

6개월간 카드론 취급액 증가 규모를 고려하면 케이뱅크 한 곳이 7개 카드사 전체 성과에 견줄 만한 실적을 낸 것이다.

지난달 출범한 카카오뱅크의 대출 실적까지 더해진다면 카드사에 미치는 영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카드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여파가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숨겨진 현금 결제 위주의 시장을 찾거나 국내외에서 기존 수익원을 대체할 수 있는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정수진 기자 sujin29@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