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사기' 박근령, 검찰 출석… 박근혜 언급하며 눈물
'1억 사기' 박근령, 검찰 출석… 박근혜 언급하며 눈물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7.04.2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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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 못 드릴 망정 물의 죄송… 언니 속상해할 것"
혐의는 부인… 검찰, 이르면 내달 기소 여부 결정

▲ 1억원대 사기혐의로 고발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동생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소환조사를 받기에 앞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이 사기 혐의 피의자로 28일 검찰에 출석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최기식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박 전 이사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전 이사장은 이날 오후 12시50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그동안 저희 부모를 존경하고 아껴주셨던 분들에게 물의를 빚는 모습을 보여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도움은 못 드릴망정 좋지도 않은 일에 휘말린 모습을 뉴스에 비춘다면 (언니가) 얼마나 속상해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박 전 이사장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이후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그는 언니의 소식을 직접 듣진 못하고 언론 보도나 지지자들의 메시지 등을 통해 아는 정도라고 설명하며, 원래 박 전 대통령이 '부신 기능 저하증' 같은 지병이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전 대통령이 식사도 잘 못 한 채 상태가 굉장히 안 좋은 것으로 들었다고도 전했다.

박 전 이사장은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이) 100일 이상 너무 시달리셨기 때문에 심신이 그래서(좋지 않아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박 전 이사장은 지인 정모씨로부터 1억원대 자금을 빌린 뒤 일부를 갚지 않은 혐의로 지난해 7월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 의해 고발당했다.

정씨는 지난해 검찰 조사에서 박 전 이사장이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면서 억대 자금을 받고 돌려주지 않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박 전 이사장 측은 빌린 돈을 모두 갚았다며 사기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박 전 이사장의 남편인 신동욱 공화당 총재는 "생활이 어려워 1억 원을 빌렸다가 제때 갚지 못해 벌어진 일로 안다"며 "박 전 이사장이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한 사실은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박 전 이사장은 빌린 돈을 당시 진행 중이던 재판 비용 등으로 사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 역시 지난해 11월 검찰에 "박 전 이사장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자필 사실확인서를 제출하기도 해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범죄 혐의는 돈을 빌리는 그 시점에 발생한 것이다. 돈을 갚았는지는 양형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박 전 이사장이 돈을 모두 갚았더라도 사기죄가 성립한다는 판단이 서면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처음 이 사건을 형사8부(부장검사 한웅재)에 사건을 배당했으나, 해당 부서가 국정농단사건 수사에 참여하게 되자 형사5부에 재배당했다.

검찰은 박 전 이사장을 상대로 돈을 빌린 경위와 변제 사실, 고의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한 뒤 이르면 다음 달 중 처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이날 "그동안 여러 가지로 조심조심하며 산다고 살았는데도, 이렇게 자주 사건 사고에 휘말려서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며 "남은 인생 주변을 세심하게 살피며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다"며 조사실로 향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