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오늘 개시… 테러 영향 미칠까
프랑스 대선 1차 투표 오늘 개시… 테러 영향 미칠까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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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르펜·피용·멜랑숑 선두경쟁 속 결선 진출 2인 선출
5월 7일 결선투표… 부동층 표심 향배가 승패 가를 듯
▲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왼쪽부터), 극우정당 국민전선 마린 르펜, 중도신당 에마뉘엘 마크롱,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 등 선두권 후보 4명.(사진=AFP/연합뉴스)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23일(현지시간) 오전 8시(한국시간 23일 오후 3시) 전국 6만7000여 투표소에서 개시된다.

높은 실업률과 프랑스의 경제 활력 저하, 유럽연합(EU) 탈퇴와 이민자 수용 문제 등이 주요 이슈로 다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잇따라 테러까지 발생하면서 이번 대선의 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이 끝난 지난 21일까지의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주목할 것은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의 마린 르펜(48) 후보의 지지율이다.

르펜은 대선 공약으로 프렉시트(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를 내걸었다. 이민자 대폭 축소 또는 잠정 수용 중단, 보호무역장벽 건설, 반(反) 이슬람, 프랑스 우선주의 등도 기치로 삼고 있다.

현재까지 그는 여론조사에서 22∼24% 수준의 지지율로 중도신당 '앙 마르슈'의 에마뉘엘 마크롱(39) 후보(23∼25%)를 근소한 격차로 뒤쫓고 있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마크롱은 강한 유럽연합 건설과 기업규제 완화, 공무원 12만명 감축, 문화적 다양성 포용 등을 내걸고 있다.

3∼4위는 중도우파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63), 급진좌파 진영의 장뤼크 멜랑숑(65)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고 있지만 피용이 조금 앞서는 형국이다.

피용은 사회당과 함께 프랑스의 양당 체제를 이끌어온 공화당 대선후보로, 친(親) 기업 정서와 유럽연합에 찬성한다는 면에서 마크롱과 유사점이 있으나, 동성결혼에 반대하고 사회문화적으로 우파 보수주의를 지향하는 보수파다.

멜랑숑은 EU와 자유무역에 반대한다는 점에서 르펜과 비슷하지만,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대폭 강화, 주당 근로시간 감축, 외국인노동자 차별 금지 좌파 성향이 뚜렷한 후보다.

투표 직전까지 지지후보를 정하지 않은 부동층은 29% 가량으로 지난 대선들보다 높아 이들의 표를 막판에 누가 끌어모으느냐가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1차 투표를 사흘 앞두고 지난 20일에 벌어진 테러가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는 경찰관을 총격해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는 테러가 발생했다. 테러범은 프랑스 국적의 남성이었지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를 찬양하는 내용의 쪽지를 소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랑스 정부는 투표소 주변에 5만명의 경찰을 배치하는 한편, 주요 인사들의 동선에 따라 경찰 특수부대와 저격수도 배치하는 등 테러 경계를 대폭 강화했다.

후보별 예상 득표율은 이날 오후 8시(한국시간 24일 오전 3시) 투표 마감 직후 공표되며,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는 2주일 뒤인 5월 7일 진행된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