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부활절 미사서 '지구촌 평화' 촉구
프란치스코 교황 부활절 미사서 '지구촌 평화' 촉구
  • 이은지 기자
  • 승인 2017.04.17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리아 버스 폭탄 공격 비난…유럽 청년 실업 등 지적

▲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을 맞아 곳곳에서 폭력이 자행되고 있는 지구촌 상황을 한탄하며 이를 멈출 것을 당부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6일(현지시간) 오전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한 뒤 로마와 전 세계인들에게 보내는 축복 메시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를 통해 전쟁과 테러를 비롯해 억압적인 정권, 인신매매 등에 신음하고 있는 지구촌에 평화를 촉구했다.

이날 부활절 미사는 지난 9일 이집트 콥트 교회 테러 등의 영향으로 어느 때보다 삼엄한 보안 경계 속에 진행됐다.

미사에는 그간 부활절 미사보다 4만여명이 적은 6만여명이 참석해 프란치스코 교황의 축복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교황은 전날 시리아 알레포에서 시아파 신자들을 겨냥해 110여 명이 사망한 버스 폭탄 공격을 강도 높게 비난하며 “공포와 죽음의 전생에 희생되고 있는 시리아 민간인들에게 평안과 위안을 가져오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시리아를 위시한 이라크·예멘 등 중동 전체의 평화, 내전과 기아에 시달리는 남수단·소말리아, 정치·사회적 갈등이 이어지는 중남미, 유혈 분쟁이 지속하는 우크라이나 등에도 평화가 깃들게 해달라고 간구했다.

특히 높은 청년 실업 등으로 인해 위기와 어려움의 순간을 경험하고 있는 유럽이 새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부활절 미사 시 교황은 일반적으로 설교를 하지 않는다는 관행을 깨고 즉흥 설교를 하기도 했다.

교황은 설교에서 “예수는 비인간적인 노동, 불법 인신매매, 착취와 차별 등 모든 형태의 노예제로 희생된 사람들의 형상을 하고 있다”면서 전쟁과 테러, 기아, 억압적 정권에 의해 강제로 삶의 터전을 떠나야하는 이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당부했다.

이어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을 아름답게 장식한 히아신스와 튤립, 수선화 등 꽃장식을 가리키며 “이 꽃들은 아름답지만, 부활절은 많은 꽃들로 장식된 파티가 아니다”며 예수의 부활의 의미를 되새겨 달라고 당부했다.

[신아일보] 이은지 기자 ej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