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이 살 길
‘선택과 집중’이 살 길
  • 곽호성 기자
  • 승인 2017.03.23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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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SK증권

▲ SK증권 빌딩.(사진=곽호성 기자)

2016년 부채자본(DCM) 시장에서 대표주관 2위, 회사채 인수물량 1위를 기록한 SK증권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015년 SK와 SK C&C가 합병하게 되자 SK C&C가 갖고 있던 SK증권 지분이 지주사 SK로 넘어가게 됐다. 공정거래법 상 금융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지주회사는 금융지주회사 뿐이다.

따라서 SK그룹은 올해 8월까지 SK증권 지분을 모두 팔아야 한다. 다만 8월이 돼도 공정거래위원회 승인을 받으면 2년 간 기간을 늘릴 수 있다.

SK증권은 지난해 리테일 부문 실적이 나빠지면서 전년에 비해 61.8% 감소한 77억원의 영업이익, 49.5% 줄어든 1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SK증권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189억원이다. SK증권의 자기자본이익률은 2.82%다.

▲ SK증권 영업용순자본비율보고서.(자료=SK증권)

SK증권은 2013년부터 김 신 사장이 이끌고 있다. 김 사장 부임 이후 SK증권은 흑자로 돌아섰다. 김 사장은 재미있고 소탈한 리더로 인정받고 있다.

김 사장은 17일 주총에 나와 “VIP 대상 서비스와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로 장기적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구조화금융, 신재생에너지, 자기자본투자(PI), 사모주식(PE) 등 상대적 강점 영역에서 생존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김 사장이 내놓은 방안에 대해 증권가에서는 시의적절하다고 보고 있지만 SK증권이 가야 할 길은 멀다.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나온 상황에서 SK증권이 살아남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그동안 SK증권을 도와 준 SK그룹과 멀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SK증권의 결정적 약점은 덩치가 작다는 점이다. 증권업의 특성 상 자기자본규모가 커야 유리하다.

김중근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는 “자본을 확충해서 대형사로 나아가지 않는 한 중형 증권사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다”며 “SK그룹의 지원 없이 자본을 대폭 늘리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의 주장대로 김 사장 최대의 과제는 유망한 사업을 찾아내거나 경영실적을 크게 개선해 외부의 투자를 받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SK증권이 앞으로 SK그룹에서 계열 분리될 가능성이 있는 최태원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회사에 팔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SK증권이 SK그룹 계열에서 완전히 벗어나면 SK그룹 회사채 대표 주관사도 맡을 수 있게 된다.

증권업계 인사들은 앞으로 SK증권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떤 사업 분야이든 국내에서 1등을 차지하는 분야가 2개 이상은 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수다.

[신아일보] 곽호성 기자 lucky@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