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르·K스포츠재단 인선에 최순실씨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보도되면서 재단 설립을 전국경제인연합(전경련)이 주도한 것으로 정리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22일 오전 10시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비서관은 ‘좋은 취지에서 재단을 설립해 운영했다고 주장하면서 왜 청와대가 주도한 사실을 당당하게 말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당시 최씨가 재단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보도됐기 때문에”라고 주장했다.
안 전 수석은 “재단 인사와 관련해 제일 괜찮은 사람을 추천했다고 생각했지만, 출연금을 낸 재계 인사와 전경련 인사들이 빠진 상황에서 최씨가 인선에 개입했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해…(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경련 측에 청와대 개입 사실을 발설하지 말라고 위증을 당부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
‘증인이 전경련에 청와대 개입사실을 이야기하지 말라면서 사실과 달리 증언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나’라고 묻자 안 전 수석은 “없다”고 말했다.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이 문건을 갖고 와서 ‘앞으로 이렇게 대응했으면 좋겠다’고 했고, 그 대응방안이 청와대에서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자신과 김성우 홍보수석 등 청와대 수석 3명이 박 대통령을 찾아가 ‘국민에게 뭔가 말씀하셔야 한다’고 건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안 전 수석은 “당시 인선 문제가 핵심이었지만 모금 과정은 전경련이 실제로 한 것이므로 (전체적으로) 전경련이 주도하고 청와대는 관여 안 한 것으로 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안 전 수석은 ‘재단 설립과 관련해 비밀리에 진행하라고 했다는 증언이 있는데 맞나’라는 질문에는 “비밀리에 하라고 한 기억은 없다”며 “그렇지만, 대통령이 7개 대기업 회장과 독대했다는 사실 자체를 비밀로 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답했다.
[신아일보] 조재형 기자 grind@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