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일파만파' 보은 확진 이어 정읍서 의심신고
'구제역 일파만파' 보은 확진 이어 정읍서 의심신고
  • 전호정·박선하 기자
  • 승인 2017.02.06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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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은서 정부 백신 항체 형성률 20%… '물백신' 논란 이어질까
▲ 충북 보은에서 올해 첫 구제역이 발생한 6일 오전 광주 북구 용전동에서 북구청 방역담당 직원들이 구제역 예방 방역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북 보은의 젖소농장에서 올겨울 첫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난 데 이어 전북 정읍에서도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구제역 예방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백신 정책의 항체 형성률이 현저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물백신’ 논란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농림축산검역본부는 지난 5일 의심신고가 접수된 충북 보은군의 젖소 사육농장을 정밀 검사한 결과 구제역이 최종 확진됐다고 6일 밝혔다.

해당 농장은 젖소 195마리를 사육 중이며, 농장주는 젖소 5마리의 유두에서 수포가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보은 군청에 의심신고를 해 검사한 결과 이같이 판정됐다.

이번에 확진된 바이러스는 7가지 구제역 바이러스 유형 중 현재 우리나라에서 백신 접종이 실시되고 있는 유형(소: O형+A형, 돼지: O형) 중 하나인 ‘혈청형 O형’ 타입이다.

이에 따라 방역 당국은 구제역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로 격상하고, 이 농장에서 키우는 젖소 195마리를 모두 살처분 했다.

또 반경 3㎞ 이내 우제류 농장 99곳, 1만 마리에 대해 이동제한 조치를 내리는 한편 충북 보은 소재 소, 돼지 등 우제류 사육농가(5만5000마리)에 대한 긴급 예방접종을 실시할 방침이다.

아울러 이날 전북 정읍에 있는 한우농가에서 구제역 의심신고가 접수돼 방역당국이 정밀 검사에 나섰다.

전북도는 “총 48마리의 한우를 사육하고 있는 이 축사에서 6마리의 소들이 침을 흘리는 증상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구제역이 매우 급속하게 확산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구제역은 2014년 이후 해마다 발생하면서 정부가 백신 접종을 강화하는 등 방역 체계 개편안을 마련했지만 결국 방역에 실패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과 2014~2015년 전국에 걸쳐 구제역이 창궐하면서 엄청난 피해를 입었을 당시 국내에서 모든 소와 돼지에 대해 백신접종이 이뤄지고 있었으나, 항체 형성률이 50% 이하로 떨어진 것이 알려지면서 ‘물백신’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부는 2015년 7월 ‘권역별 방역관리 제도’를 도입하는 구제역 방역체계 개편 방안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전국 지역 단위 권역화 △구제역이 발생 시 가축이동과 도축, 사료 공급 등이 권역 내에서 이뤄지도록 산업구조를 개편 △방역관리 우수 농가에 인센티브를 제공 △소독시설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백신접종을 위반한 농가에 대해선 과태료를 현행 500만원이하에서 1000만원이하로 대폭 늘렸다.

하지만 정부의 개선 방안에도 불구하고 2016년 1월에 또다시 구제역이 발생해 3월까지 이어진 데 이어 이날 10개월 만에 충북 보은 젖소농장에서 어김없이 구제역이 확진됐다.

특히 이번에 확진된 충북 보은군 소재 젖소 사육농장의 백신항체 형성률이 20%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조사돼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해당 농장은 지난해 10월 백신을 접종했지만 우선적으로 20마리를 조사한 결과 항체가 4마리에만 형성될 정도로 항체 형성률이 낮았다”고 전했다.

이어 “해당 농장이 지난해 10월 15일 백신 접종을 했다는 기록이 있는데도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타남에 따라 백신의 냉장보관 여부 등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방역당국이 지난해 10월부터 구제역 특별방역 대책기간 운영을 통해 검사한 결과 같은해 12월 기준 국내 사육 소의 백신항체 형성률이 평균 97.5%, 돼지는 75.7%에 달한다고 밝힌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그래도 항체 형성률이 높은 편이라서 이번 구제역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다”며 “하지만 구제역이 공기 중으로 옮기기 때문에 전파력이 강한 만큼 충북 보은지역에 대해선 가축의 이동을 금지하는 등 차단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은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 치사율이 5∼55%에 달하는 이 가축성 전염병으로 입안에 물집이 생기면 통증 때문에 사료를 먹지 못한다. 발굽에 물집이 생기면서 잘 일어서지도 못한다.

방역당국은 농장주의 해외여행 중 바이러스 감염 여부, 백신 이동 시 관리 소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신아일보] 전호정·박선하 기자 jhj@shinailbo.co.kr, sunh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