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싸움 중인 정치권… 보수-진보 '적통경쟁'
여전히 싸움 중인 정치권… 보수-진보 '적통경쟁'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1.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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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인적청산 진통'에 연일 손가락질
후발주자 '친문 패권주의' 집중공격

▲ 새누리당 인명진 비대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 및 주요당직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기 대선이 사실상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인 가운데 보수와 진보 진영의 내부 경쟁이 뜨겁다.

대선을 앞두고 보수는 보수끼리, 진보는 진보끼리, 마치 원래 한 몸이었던 사실을 잊어버린 것처럼 치열한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 서로 '정통보수' 주장하는 새누리-바른정당

보수진영의 경우 '인적 청산'에 몰두 중인 새누리당과 창당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바른정당의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최근 우여곡절 끝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완료했다.

또 12일에는 위원 전원 사퇴로 공백 상태였던 당 윤리위원회를 다시 새롭게 구성했다.

인명진 위원장은 첫 비대위 회의에서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다"며 "아직까지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파주의의 패거리 정치의 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분들은 이 큰 쇄신의 역사적인 물결을 거스르지 말고 합류해달라"며 친박 핵심들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다.

새누리당은 11일 '반성토론'에서 반성은 커녕 고성이 오가며 볼썽사나웠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누구와도 싸우지 않았다'는 인 위원장의 말을 불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 위원장은 '인적 청산'을 통해 새누리당을 정통 보수정당으로 재건하겠다는 구상이다.

보수의 적통을 놓고, 바른정당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쇄신은 좀처럼 늦춰지는 상황에서 인 비대위원장의 실책까지 이어졌다.

인 위원장은 자진 탈당의사를 밝힌 이정현 전 대표와 정갑윤 의원의 탈당계를 반려하겠다고 밝혔다가 일부 인사들의 문제제기에 이를 곧바로 번복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자신이 공언한 '인적 청산'을 자칫 '정치쇼'로 만들 수 있는 발언이기도 했다.

이에 바른정당은 과연 새누리당을 거듭나게할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분당 전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충돌하고 있다. 좀처럼 진정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서로 자신들이 '정통 보수'라고 주장한다.

주호영 바른정당 원내대표는 12일 서울시당 창당대회에서 "바른정당 창당은 보수 정치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바른정당'이란 당명에 담긴 깨끗한 사회(淨), 정의로운 나라(正), 따뜻한 공동체(情) 뜻을 실천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에는 새누리당을 '침몰하는 배'에 비유하며 "바른정당이라는 구조선이 와 있으니 빨리 옮겨타게 하라"며 "새누리당을 조속한 시기에 해체시키면 그야말로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진=연합뉴스)
◇ 정권교체 자신 진보… 대세는 '문 때리기'

진보진영도 적통 경쟁이 치열하다. 진보진영은 '최순실 사태' 이후 그 어느때보다 정권교체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특히 후발주자들은 이른바 '친문 패권주의'를 집중공격하면서 자신들의 입지를 넓혀가고자 움직이는 모양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청산의 대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전 대표 때리기를 이어가며 김대중, 노무현 정신을 계승하는 민주정부 3기를 수립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이재명 시장도 문 전 대표에 날을 세우고 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겨냥해 "대세는 깨지기 위해 있는 것"이라며 "대세론은 없다"고 자신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문 전 대표와 '친노' 적자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모양새다.

그는 문 전 대표를 정조준하며 "패권주의 해소"를 강조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문재인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는 "대통령 후보자로 가장 지지율이 높은 사람 측에도 그런(비선실세) 사람들이 형성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여의도에 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패권을 한 번도 추구한 적이 없다"며 "친문 패권주의는 자신을 공격하기 위한 프레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의 주변에 비선실세들이 포진해 있다는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어 적지 않은 논란이 예상된다.

비문 진영의 이같은 공세는 당연히 자신이 대선후보 자리에 오르기 위한 것으로 해석은 된다.

당내 경선에서 지지율이 뒤처진 후보가 앞서는 후보에게 공세를 펴는 것은 정치권에서는 자연스럽다.

그러나 문 전 대표가 대선주자 지지율 1위임을 감안하더라도 같은 당 후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강도 높은 공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한 관계자는 "대선주자끼리 벌써부터 너무 치고받아서 걱정이다"며 "이런 식으로 가면 2012년 당내 분열을 재현하는 게 아닌가 우려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