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경제단체 지위 유지할 듯… 美 BRT 벤치마킹 고려
전경련, 경제단체 지위 유지할 듯… 美 BRT 벤치마킹 고려
  • 손정은 기자
  • 승인 2017.01.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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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2일 정기 회장단회의서 쇄신안·후임 회장 물색
▲ (자료사진=연합뉴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경제단체 성격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쇄신안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경제단체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BRT)’를 벤치마킹 모델로 고려하고 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전경련은 정기총회가 예정된 2월까지 쇄신안을 마련하기 위해 회원사들과 물밑 접촉을 하는 등 의견 수렴에 주력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달 회원사들에 미국의 경제단체인 BRT를 벤치마킹 모델로 삼는 쇄신안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전경련이 최고경영자들의 친목 도모와 로비 단체로 기능하는 미국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을 벤치마킹하는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안다"며 "민간 경제연구소 전환 대신 경제단체 지위를 유지하는 쪽에 무게를 두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1972년 설립된 BRT는 미국 200대 대기업 최고경영자들로 구성된 협의체로 정부 등을 상대로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제 단체다.

이 단체는 이전부터 전경련과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기부, 재단 설립 등 사회협력 활동을 하지 않아 ‘정경 유착’ 논란에 휘말릴 소지가 없다는 평가다.

전경련은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언급했던 미국 헤리티지재단처럼 싱크탱크로의 전환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기부 문화가 취양한 우리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채택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다.

기업 관계자는 "민간 경제연구소 전환보다 경제단체 지위를 유지하는 쪽이 위상 면에서도 낫다고 판단한 게 아니겠느냐"고 했다.

오는 12일 전경련이 정기 회장단회의를 열면서 ‘경제단체로서의 지위 유지’와 ‘싱크탱크로서의 전환’ 두 가지 갈림길을 놓고 결론 도출을 시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참석을 확정한 총수들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 SK, LG, KT 등 탈퇴를 선언한 회원사들은 참석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잡혀 있는 일정이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계획대로 회의를 여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번 회장단회의에서는 2월 임기가 끝나는 허창수 회장의 후임자 논의도 있을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 등이 본인 뜻과 무관하게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대기업 관계자는 "이번 회의는 허 회장이 사퇴하는 2월 총회 전에 열리는 마지막 회의인 만큼 이마저도 무산되거나 쇄신안에 대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면, 전경련 와해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아일보] 손정은 기자 jes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