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의 장벽… '전세'도 별따기
서울 아파트의 장벽… '전세'도 별따기
  • 천동환 기자
  • 승인 2016.11.08 13: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10년 전세가 물가 상승률 3배 '79.8%↑'
수요 많고 공급 적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

 
최근 10년 서울 아파트 전세가 상승률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의 세 배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저금리 기조하에 늘어나는 전세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8일 한국감정원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10년 전 보다 평균 79.8%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서울시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 32.3%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면서 서울 소비자 물가 상승률 27.2%의 세 배에 가까운 수치다.

특히 △성동구(103.1%) △구로구(97.7%) △강서구(97.3%) △영등포구(94.3%) △노원구(93.9%) △강북구(92.6%)는 아파트 전세 가격이 10년 전의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종로구(53.5%)와 은평구(56.8%), 강남구(61.5%)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전월 대비로는 가을 이사철 전세 수요 증가에 따라 서울 아파트 전세가가 0.20% 상승했다.

강북권역은 저금리로 인한 임차인의 전세 선호로 은평구(0.34%)와 중랑구(0.20%)를 중심으로 전월 대비 상승폭이 확대됐다. 강남권역은 신규 공급물량이 해소된 서초구(0.05%)가 상승세로 전환한 가운데 학군의 영향을 받은 양천구(0.38%)와 강남 접근성이 개선된 금천구(0.33%) 등은 전월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경우 전세가가 많이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한다. 특히 수요만큼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는 수급불일치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지적됐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나타난 급격한 증가세는 어느 정도 상한선에 왔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서울은 일단 전세 수요가 많은 상태에서 최근 금리가 낮아지면서 집주인이 임대형태를 월세주택으로 전환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과거에는 전세계약 기간인 2년 정도 열심히 벌어서 전세대출을 갚고 다음 단계로 업그레이드가 가능했는데 현재는 소득이 그만큼 따라주지 않으니 세입자들이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전세가가 매매가를 뛰어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기 때문에 집값의 70%를 넘어선 아파트 전세가율이 80~90%까지 높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천동환 기자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