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38명 검거
1조원대 도박사이트 운영 일당 38명 검거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6.07.11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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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수익으로 스페인·영국 유명 축구팀 후원
폭력조직·전직 프로축구 선수 등 연루

▲ 11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관계자들이 1조원대 불법 도박사이트 운영책으로부터 압수한 현금, 억대의 가방과 시계 등을 공개하고 있다.ⓒ연합뉴스
판돈 1조원대의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이들은 번 돈을 재투자해 문어발식 사업 확장을 해왔으며 스페인과 영국 등 유명 축구구단까지 후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해외에 도박사이트를 개설해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도박공간개설 및 국민체육진흥법위반 등)로 일당 38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총책 박모(35)씨 등 11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2012년 9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회원들을 대상으로 사이트를 운영해 총 1만3000여명으로부터 1조3000억원을 챙겨 2900억원의 부당수익을 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 이용정보를 공유하는 카페에서 만나 해외 유명 도박사이트 4곳과 계약을 맺고 필리핀에 중계사이트 18곳을 개설했다.

도박 중계사이트가 성공하자 2014년 8월부터 필리핀 카가얀 경제구역청의 허가를 받아 호주 교포 명의의 도박사이트 B사를 설립했다.

박씨 등은 B사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반테와 영국 프리미어리그 스완지시티 등 유명 프로축구 구단과 정식 후원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이들은 2013년 7월부터는 외식·부동산·패션·레저사업 등 15개 업종에 722억원을 투자했다.

이 가운데 이들이 운영한 디저트 업체 M사는 투자금이 전액 이들의 범죄수익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 결과 박씨는 2009년 초까지만 해도 경북 지역에서 월세 20만원의 단칸방에 살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으나 도박 사이트 운영으로 큰돈을 벌어 고급 주택과 외제차, 명품시계 등을 사는 등 호화생활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박씨 등의 주거지와 은행 대여금고 등을 압수수색해 총 152억원을 압류·압수하고 범행에 폭력조직 8개파가 가담한 것을 확인하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한편 과거 승부조작에 연루된 전직 프로축구 선수 김모(33)씨도 이들의 범행에 연루돼 범죄수익 인출·환전·자금세탁 등 혐의로 구속됐다.

[신아일보] 고아라 기자 ara@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