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쇠고기값 천정부지… 상승률 6년 새 최고
국산 쇠고기값 천정부지… 상승률 6년 새 최고
  • 전호정 기자
  • 승인 2016.05.16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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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육우 사육두수 줄고 수입산 소비 늘어… "당분간 상승세 지속"
▲ 서울 시내 한 대형 할인점에서 고객이 한우 고기를 고르는 모습. ⓒ연합뉴스

한우 사육 마릿수가 감소하고 도매가격이 상승하면서 국내산 쇠고기 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국산 쇠고기 값 상승률은 구제역 파동 이후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1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국산 쇠고기 값은 작년 4월보다 18.1% 올라 구제역 파동이 있던 2010년 4월(19.6%)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국산 쇠고기 값 상승세는 지난해 말부터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2.2% 오른 국산 쇠고기 값은 11∼12월에도 11∼12%대 상승세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상승 폭을 더욱 키웠다. 1월 14.0% 뛴 국산 쇠고기 값은 2∼3월 16.3% 상승하고 지난달엔 18%대까지 상승 폭을 확대했다.

국산 쇠고기 값은 분기 기준으로도 작년 4분기(10∼12월) 12.3% 뛴 데 이어 올해 1분기(1∼3월) 15.5% 상승, 2분기 연속 두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금값 한우'의 영향으로 대형마트의 쇠고기 매출에서 수입산과 한우의 비중도 역전됐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한우 매출은 11.9% 감소한 반면, 수입 쇠고기 매출은 14.4% 늘어 수입산이 한우 매출을 앞질렀다.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한우가 54.3%, 수입 쇠고기가 45.7%의 비중을 나타냈지만 지난달에는 한우가 43.1%, 수입 쇠고기가 56.9%로 집계됐다.

국산 쇠고기 값이 상승하는 것은 사육 두수가 줄고 있기 때문이다.

한우 가격이 3년 전부터 내려가면서 축산 농가가 소 사육두수를 줄였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때문에 한우 가격이 급격히 내려가는 것을 막으려고 정부가 축산 농가의 폐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당시 소 사육 두수를 줄인 영향이 이제야 본격적으로 쇠고기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쇠고기 자급률 동향과 전망'을 살펴보면 국내산 한육우 사육 마릿수는 2012년 9월 314만마리를 정점으로 2013년 292만마리, 2014년 276만마리, 지난해 268만마리, 올 3월말 현재 260만마리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보는 적정 사육두수는 280만 마리 수준이지만 올해 1분기 사육 마릿수는 260만마리로 정부의 적정 사육두수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이 사육두수를 급격히 늘리긴 어려운 탓에 국산 쇠고기 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쇠고기 수입량은 2012년 25만4000t에서 2013년 25만7000t, 2014년 28만t, 지난해 29만7000t, 올해 30만t을 넘어 2020년에는 35만t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우 소비와 수출 확대, 암소 번식 기반 확충 등 한우산업 발전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암소 번식기반 약화 등으로 한우 소비 증가분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해 사육 마릿수를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며 "지속가능한 한우 산업 발전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아일보] 전호정 기자 jhj@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