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올림픽 고속도로, 동서화합 '아이콘' 된다
88올림픽 고속도로, 동서화합 '아이콘' 된다
  • 온라인뉴스팀
  • 승인 2015.12.21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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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로 확장·곡선 직선화...광주-대구 1시간40분 '30분 단축'

▲ 광주와 대구를 잇는 광주대구고속도로(옛 88올림픽고속도로) 4차로 확장 공사가 완료된 경남 거창군 거창IC 부근을 차들이 시원하게 달리고 있다. (사진=경남 거창군)
'사고도로' 오명벗고 22일 개통식

88올림픽 고속도로가 사고도로 오명을 벗고 동서화합의 '아이콘'으로 부상될 전망이다. 그 동안 좁은 도로폭과 중앙분리대 미설치 등으로 인해 개통 이후 31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770명에 달했다.

지리산을 관통해 광주와 대구를 잇는 88올림픽 고속도로가 4차로 확장공사를 마치고 22일 광대고속도로라는 새 이름으로 개통한다.

왕복 2차로에 급경사·급커브 구간이 많아 교통사고가 자주 발생한 탓에 '죽음의 도로'로 불렸던 이 고속도로는 이번에 확장공사가 마무리되면서 도로 기능과 안전성 개선 차원을 넘어 영호남 교류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영호남을 잇는 남부 내륙횡단도로인 88올림픽 고속도로는 1984년 6월 왕복 2차선으로 개통했다.

1980년 '동서고속도로'라는 이름으로 공사에 착수, 1981년 88서울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이름을 88올림픽 고속도로로 정했다.

그러나 좁은 도로폭과 중앙분리대 미설치 등으로 인해 개통 이래 31년간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770명에 달해 '죽음의 도로'라는 오명을 써야 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고속도로 교통사고 통계를 살펴보면 88고속도로에서는 연평균 11.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km당 사망자 수도 연간 0.05명으로 전국 고속도로 평균치(연간 0.03명)의 2배나 됐다. 88고속도로의 올해 교통사고 사망자 수 역시 10명이나 된다.

1990년대부터 도로 기능과 안전성 논란이 수차례 제기되자 정부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전체 구간 중 광주 측 고서-담양(16km)과 대구 측 성산-옥포(13km)를 각각 4차로와 6차로로 확장했다.

정부는 2008년 11월부터 핵심 구간인 담양-성산(153㎞) 구간에 총 사업비 2조1023억원을 투입해 4차로로 늘리는 확장 공사를 시작했다.

확장된 도로의 공식 도로명은 '광주대구고속도로'다.

이번 공사에서 일부 급경사·곡선 구간을 직선화해 전체 운행거리가 종전 182km에서 172km로 줄었고 제한 속도도 80㎞/h에서 100㎞/h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운행 시간도 2시간 12분에서 1시간 40분대로 30분가량 단축될 전망이다.

차로가 늘어나고 전 구간에 콘크리트 방호벽 형태의 중앙분리대를 설치됨에 따라 중앙선을 넘어 위태위태하게 역주행하며 추월하던 차들의 모습은 이제 사라진다.

또한 급경사 구간에서 화물을 가득 실은 대형 트럭이나 트레일러 뒤로 차들이 줄줄이 저속 주행하던 풍경도 찾아보기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지리산 일대의 급경사·급커브 구간도 상당 부분 직선화가 이뤄져 위험 요인이 상당 부분 줄었다.

기존에 4곳이었던 터널을 28곳으로 늘렸고 곳곳에 다리를 설치해 급커브 구간을 보완했다.

대표적으로 남장수 IC에서 지리산 휴게소 올라오는 길은 7%의 오르막길에 곡선반경 270m의 굽은 길이었으나 이번 공사 과정에서 새롭게 직선 형태의 하늘 다리를 설치했다.

도로공사 측은 "남원 터널이나 함양 해인사 인근 등 구불구불한 구간이 많았으나 이번 공사를 통해 대부분 구간의 곡선반경이 900m 이상으로 직선화됐고 한 곳만 460m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평균 경사도가 7%에서 5%로 낮아졌다"며 "직선화 구간이 늘면서 전체 도로길이(연장)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국도로공사는 도로 확장 및 소요 시간 단축으로 인해 차량 통행량이 현재 일평균 1만3800대에서 2만대 이상으로 늘고 연간 물류비용 절감액도 76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광과 각종 산업에 미칠 파급 효과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와 대구시 등은 해인사, 지리산, 덕유산 등 유명 관광지와 산업단지가 더 활기를 띠고 영호남 자치단체 등 기관 교류도 활발해 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주와 대구는 '달빛동맹'을 통해 3D 융합산업 육성과 연구개발특구 기술 지원 사업 국비 확보에 공동대응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는데 거리가 가까워짐에 따라 교류가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안전과 영호남 교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 광주시를 포함해 이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런 상징성을 감안해 확장된 새 고속도로의 이름을 달구벌(대구) 빛고을(광주)의 첫글자를 딴 달빛고속도로로 불려지길 바라고 있지만 국토교통부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