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관계자가 대독한 기자회견문서 "노동자 소명 저버릴 수 없어"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민주노총 관계자들이 대독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노동개악을 막아야 한다는 2000만 노동자의 소명을 저버릴 수 없다"며 "지금 당장 나가지 못하는 중생의 입장과 처지를 헤아려 달라"고 말했다.
지난달 16일 밤 조계사로 피신한 한 위원장은 "평화적인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이후 제 거취를 밝히겠다고 말씀드렸다. 신도회에서는 저에게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기도 했다"며 "고심을 많이 했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노동개악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에 따른 책임은 피하지 않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면서도 "저를 구속시켜 노동개악을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려 광분하고 있는 지금은 아니다"라며 조계사를 당장 나갈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어 "노동개악 처리를 둘러싼 국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조계사에 신변을 더 의탁할 수밖에 없음을 깊은 아량으로 품어주시길 바랄 뿐"이라며 "그리 긴 시간이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한 위원장은 수배 중이던 지난달 14일 서울 도심에서 열린 1차 '민중총궐기' 집회에 참석하고서 자신을 검거하려는 경찰의 포위망이 강화되자 이틀 뒤 조계사로 피신했다.
앞서 조계사 신도회는 한 위원장의 퇴거를 요구하다 2차 민중총궐기 집회가 끝난 다음날인 이달 6일까지 조계사 은신을 용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민주노총도 이른 시일 안에 한 위원장의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화답했다.
[신아일보] 온라인뉴스팀 webmaster@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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