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박물관, 100년 역사 북촌 '백인제 가옥' 시민 개방
서울역사박물관, 100년 역사 북촌 '백인제 가옥' 시민 개방
  • 김용만 기자
  • 승인 2015.11.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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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생활상 복원 연출 '역사가옥박물관' 새단장… 18일부터 공개

 
윤보선 가옥과 함께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 한옥으로, 북촌의 한옥문화와 일제강점기 서울의 최상류층의 생 활을 엿볼 수 있는 100년 역사의 '백인제 가옥'(북촌로7길 16)이 18일부터 시민에게 개방됐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백인제 가옥'을 일부 원형과 달라진 부분을 건축 당시 모습으로 복원하고 건축 당시 서울 상류층 의 생활상을 연출 전시해 '역사가옥박물관'으로 조성, 시민에게 공개했다고 밝혔다.

조선시대 최고 권력가, 재력가들이 살았던 북촌 일대 대형한옥 중 당시 규모로 오늘날까지 남은 것은 '백 인제 가옥'과 '윤보선 가옥' 두 채.

'윤보선 가옥'은 현재 거주 중인 사택으로, 대형한옥이 일반 시민에게 상시 개방되는 것은 '백인제 가옥'이 최초다.

서울역사박물관은 바깥주인(사랑방), 안주인(안방), 할머니, 아들내외(건넌방) 등 가옥에 거주했던 가족구성 원에 따라 각 방별로 전시 콘셉트를 달리하고 의걸이장, 이층장 등 전통 목가구와 병풍 등 소품 150여 건을 연출 전시해 현장감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조선시대 전통 목가구는 물론 당시 유행했던 수입 중국가구와 축음기 등 서양 문물을 혼용해 전시했으며 소 품류의 경우 한옥에 필수적인 병풍, 보료, 발, 방장 등을 설치해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사계절의 시간 성을 반영하도록 했다.

또 마지막 거주자인 백인제 박사와 관련된 사진자료와 의학자료, 골동품 수집 취미 등을 반영한 전시품 30여 점을 추가로 전시했다.

'백인제 가옥'은 1913년 당시 한성은행 전무였던 한상룡이 북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2,460㎡ 대지 위 에 전통방식과 일본양식을 접목해 지은 근대 한옥이다.

부근 한옥 12채를 합친 널따란 대지에 당시 새로운 목재로 소개됐던 압록강 흑송을 재료로 지은, 규모는 물론 건물 그 자체로도 당시 최고급 가옥이다.

백인제 가옥에 들어서면 당당한 사랑채를 중심으로 넉넉한 안채와 넓은 정원, 아담한 별당채가 펼쳐진다.

또 안채의 대청과 툇마루는 모두 전통적인 우물마루로 구성된 데 반해 사랑채는 툇마루와 복도는 물론 사랑대청까지 모두 일본식 장마루를 적용했다.

한상룡이 일본 고위 인사들을 위한 연회를 염두에 두고 이 건물을 지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 실제 이 건물에서 역대 조선총독부 총독들을 비롯한 당시 권력가들은 물론 미국의 석유왕 록펠러 2세도 연회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한상룡의 손을 떠난 이 가옥은 1935년 개성 출신 민족 언론인 최선익의 소유가 됐고, 또 다시 1944년에는 당시 외과 명의이자 오늘날 백병원의 창립자인 백인제 박사의 소유가 됐다.

1968년부터는 백인제 박사의 부인 최경진 여사가 원형을 거의 보존하며 이 집에 살아오다가 지난 2009년 서울시가 최 여사로부터 가옥을 매입했다.

역사적인 보존가치가 인정되어 1977년 서울특별시 민속문화재 제 22호로 지정됐다.

백인제 가옥 역사가옥박물관 관람료는 무료이며 관람 시간은 평일·주말 오전 10시~17시다.

강홍빈 서울역사박물관장은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백인제 가옥은 건축 규모나 역사적 가치 면에서 윤보선 가옥과 함께 북촌을 대표하는 근대 한옥"이라며 "수많은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드는 북촌이지만 자유롭게 둘러볼만한 대형 한옥이 희소한 상황에서 백인제 가옥이 북촌을 대표하는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서울/김용만 기자 polk88@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