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학교이자 교과서”
“숲은 청소년들에게 훌륭한 학교이자 교과서”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4.0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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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과학원 주관 심포지엄서 강조…산림교육 박람회 제안도
▲ ‘숲, 사람을 키우다’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이 열렸다 ⓒ정연화기자
 
국립산림과학원(산림청 산하·원장 윤영균)은 제69회 식목일(4월 5일)을 맞아 청소년에 대한 산림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지난 2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심포지엄을 열었다.
 
‘숲, 사람을 키우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신원섭 산림청장,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을 비롯해 지자체 산림교육 담당자, 산림교육·청소년 관련 기관 및 단체 등에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과거 산림청은 주로 숲에서 나무를 키우는 일을 해왔다. 하지만 지금은 산림교육을 통해 숲에서 사람을 키우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숲은 아이들의 놀이터나 교실이 될 수 있으며 숲에서 자연이 주는 가르침도 얻을 수 있다. 산림과 교육, 두 분야에서 산림청과 교육부의 상호 협력을 통해 산림교육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축사에 나선 신원섭 산림청장은 “숲은 국민 모두를 위한 휴양과 치유의 자산이자 교육의 장이다. 특히 꿈과 끼를 키우는 교육, 창조적 인재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기인지라 산림교육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더욱 커지고 있다. 우리가 오랫동안 심고 가꿔 온 숲이 이제는 사람을 가꾸고 있다”며 “산림교육은 숲과 관련된 지식을 쌓고 자연 생태계의 가치를 인식하는 것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숲에서의 다양한 활동 그 자체가 청소년 개인의 사회성과 자존감을 높일 뿐만 아니라 정체성 확립 등에도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교육은 백년대계다. 산림교육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청소년 교육은 산림정책만으로 풀 수 있는 과업이 아니다.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교육부나 지자체 등 관련부처가 지혜를 모으는 협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산림교육, 우울증 등 청소년 문제 예방에 훌륭한 대안
 
▲ 강혜영 산림청 교육문화과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정연화기자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강혜영 산림청 교육문화과장은 숲 체험효과에 관한 연구 결과를 언급하면서 “산림은 신체발달 및 면역력 향상, 환경 감수성 증가, 심리 정서적 안정, 사회성 발달 등에 도움을 준다”며 “이에 따라 최근 산림청은 청소년 대상 산림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권역별 산림교육센터를 조성하거나 지정해 산림교육의 메카를 만들고자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산림교육은 타 부처의 교육정책과 긴밀한 연계를 통해 그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만큼 자유학기제 연계 활성화(교육부), 청소년 쉼터 찾아가는 숲 해설·인터넷 치유학교 연계 (여성가족부)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오는 2016년부터 도입되는 자유학기제와 산림교육의 연계 가능성 등의 내용으로 교육부 류정섭 공교육진흥과장의 발표도 있었다.
 
“숲은 모두의 자원”…휴식처이자 거대한 교실
 
발제에 나선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위원은 “산림은 모든 청소년을 대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소중한 교육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그런 활용이 본격화되지 못했다. 따라서 향후 실제 교육현장에서 산림교육 프로그램 그 자체를 즐겁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구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학급, 동아리, 소그룹 등을 통해 누구든지 자율적으로 참여 가능한, 참여하면 할수록 성취감이 주어지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야 할 것”이라며 ‘산림교육’이라는 딱딱한 느낌을 대처할 만한 용어 개발과 청소년성취포상제 운영 등도 제안했다.
 
  ▲ 김재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장이 숲은 청소년들에게 심리적 안정 효과를 가져다 준다고 설명했다. ⓒ정연화기자
 
한편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의 행복지수가 가장 낮으며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심한 우울감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진로문제, 대인관계, 가정문제 등 청소년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해결 방안 중 하나도 산림교육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김재준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복지연구과장은 “숲은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심리적·생리적 안정, 긍정적인 행동 변화, 우울증 및 불안감 해소, 신체 면역력 증가 효과가 있다”며 “국립산림과학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숲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일수록 공격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학교에 숲이 있는 것만으로도 공격성과 분노감이 낮아져 학교폭력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청소년들에게 숲에 대한 존중감 심어줘야”
 
‘산림 교육과 청소년 교육의 융합방안 모색’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에는 앞서 발표한 4명의 발표자를 비롯해 ▶이숙정 숙명여대 교수 ▶이재영 공주대 교수 ▶정용숙 (사)생명의숲 국장 ▶전호성 내일신문 부장 ▶이교봉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본부장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이숙정 숙명여대 교수는 “산림 전문가들은 청소년 교육 등 사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고 이와 반대로 청소년 전문가들은 숲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 등 두 분야의 융합이 중요하다고 본다. 산림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무궁무진하더라도 교육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시키느냐가 관건이다. 또 숲에 대한 존중감을 청소년에게 심어주는 것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영 공주대 교수는 “‘숲이 사람을 키운다’라는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는 시대적 분위기를 잘 반영하는 것 같다. 이런 정신은 지난 1998년 이후 각성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이 충분하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이번 행사의 주체인 청소년들은 오히려 이 자리에서 숲에 대한 발언권이 없는 것 같다. 이들을 변화의 대상으로 규정하는 태도는 요즘 시대정신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므로 청소년을 주체로 세워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숲은 위대한 학교’…“자연이 주는 가르침 배워야”
 
  ▲ 지난 28일 ‘숲, 사람을 키우다’라는 주제로 열린 심포지엄에 신원섭 산림청장,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을 비롯해 지자체 산림교육 담당자, 산림교육·청소년 관련 기관 및 단체 등에서 200여 명이 참석했다. ⓒ정연화기자
 
전호성 내일신문 차장은 “숲은 위대한 학교인 것 같다. 음악을 전공하고 싶은 초등학교 5학년 학생을 서울에서 강원도 산골로 유학을 보냈다. 이를 뒤따라온 학생들로 폐교 위기에 처했던 시골학교가 되살아났다. 나무 사이로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면 저절로 곡이 써진다고 인터뷰에 응했던 게 생각난다”고 말했다.
 
한편 토론의 좌장을 맡았던 김기원 국민대 교수는 “이번 토론 자리에서 나온 의견을 종합해보면 청소년 산림교육을 위한 관련기관 및 민·관 협의회 설립 제안, 숲이 주는 내용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의 지성, 감성, 영성 등을 변화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의 중요성 등이다. 산림교육 전문가의 대폭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며 특히 이번 심포지엄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모든 것을 통합할 때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며 이와 관련된 산림교육 박람회 추진을 적극 제안했다.

 정연화 온케이웨더 기자 lotusflower@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