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축구축제 D-99] 홍명보호 출범 8개월
[지구촌 축구축제 D-99] 홍명보호 출범 8개월
  • 고아라 기자
  • 승인 2014.03.05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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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성적이지만 아직은 ‘옥석 가리기’

[신아일보=고아라 기자] 4승3무6패, 13득점-17실점, 세 차례 무실점 경기.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향한 첫 항해에 나선 홍명보호가 지난 8개월 동안 거둔 성적표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13경기를 치르는 동안 4승3무6패를 거뒀다. 득점보다 실점이 많았고, 무실점으로 이긴 경기는 단 한 차례에 불과해 팬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하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그러나 말 그대로 평가전은 월드컵 무대에서 선보일 ‘필승 전술’을 가다듬고 ‘옥석 가리기’ 위한 연습의 자리다.

홍명보 감독(45)의 지론도 마찬가지다. 평가전에서 얻은 승패의 경험을 축적해 한국 축구의 과제인 사상 첫 월드컵 8강 진출의 밑거름으로 삼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난해 6월 취임 일성으로 “국민이 바라는 선이 있을 것이다. 그게 목표가 된다”며 “기본적으로 콤팩트한 축구를 하고 싶다. 우리 선수들의 근면, 성실, 희생정신을 살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최전방부터 시작되는 강한 압박과 끈끈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공격에서 공을 잘 빼앗기지 않고 수비에서 조직력을 발휘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게 홍 감독의 ‘월드컵 구상’이다.

더불어 8개월 동안 홍 감독이 치른 13차례 A매치는 월드컵 본선 무대에서 경쟁력을 펼쳐보일 ‘옥석’을 가려내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아쉽게도 ‘깜짝 스타’의 발굴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유럽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이 눈부신 활약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의 주역들이 브라질의 주역으로 이어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앞선 조광래호와 최강희호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손세이셔널’ 손흥민은 홍명보호에 승선한 뒤 혼자서 3골을 기록하며 최다득점자가 되면서 핵심 공격 자원으로 자리 매김했다.

또 청소년 대표시절부터 홍 감독과 한솥밥을 먹어온 구자철(마인츠)도 수비형 미드필더와 공격형 미드필더를 오가며 홍명보호의 살림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여기에 2골을 기록해 공수 양면에서 맹활약했다.

중앙 수비수인 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볼턴), 김보경(카디프시티) 등이 나란히 1골씩 터트려 유럽파의 자존심을 살렸다.

골이 아닌 헌신으로 홍명보호를 뒷받침한 선수도 많다. 대표적인 선수가 ‘중원의 핵심’ 기성용(선덜랜드)과 든든한 중앙 수비수인 김영권(광저우 헝다)이다. 또 좌우 풀백으로 신임을 받는 김진수(니가타)와 이용(울산)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반면 유럽파 없이 치른 7차례 A매치에서는 국내파를 대표하는 ‘장신 골잡이’ 김신욱과 이근호(이상 2골)의 활약이 빛났다.

김신욱과 이근호는 ‘믿을 만한’ 원톱 스트라이커가 부족한 홍명보호의 현실에서 귀중한 골을 터트리며 분전했다.

김신욱은 지난해 11월 러시아 평가전(1-2패)에서 유일한 득점자가 됐고, 지난달 25일 코스타리카 평가전에서 골 맛을 보며 2경기 연속 득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근호 역시 지난해 9월 치러진 아이티 평가전(4-1승)과 크로아티아 평가전(1-2패)에서 2경기 연속골을 꽂아 김신욱과 함께 토종 스트라이커의 자존심을 살렸다. 윤일록(서울)은 지난해 7월 동아시안컵 때 홍명보호의 유일한 득점자로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다만 대표팀에서 유럽파의 비중이 많이 늘면서 국내파 K리그 선수들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지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홍명보호는 브라질 월드컵 개막을 99일 앞둔 3월6일 오전 2시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 대표팀과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평가전은 지난 8개월 동안 시험대에 오른 ‘원석’ 가운데 ‘옥석’을 골라내는 중요한 자리인 만큼 어떤 선수들이 ‘옥석 반열’에 이름을 올릴지에 팬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