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날씨] 은은한 매화 향기에 봄소식 실려 오네
[축제&날씨] 은은한 매화 향기에 봄소식 실려 오네
  • 온케이웨더
  • 승인 2014.02.23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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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2일까지 휴애리 매화축제…26~27일 ‘비’·그 외 ‘맑음’
아직까지 쌀쌀한 바람이 불긴하지만 창문사이로 들어오는 햇빛을 보면 어느 순간 봄이 우리 곁에 성큼 다가온 것 같다. 겨우내 움츠렸던 모든 것들이 생동하는 봄. 그래서인지 어느 계절보다 봄소식은 반갑기만 하다.
 
때를 맞춰 우리나라 최남단인 제주도에서도 매화와 함께 봄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올해로 8회를 맞는 휴애리 매화축제가 내달 2일(일)까지 서귀포시 신례리의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 열린다.
 
▲  매화는 봄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는 꽃이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제주도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입소문이 나있을 만큼 자연그대로의 모습을 갖추고 있는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서 주최하는 매화축제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봄꽃축제로 자리매김했다.
 
매화는 온갖 꽃이 피기도 전에 제일 먼저 피어나 봄소식을 알린다. 매화가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아온 것은 바로 그 향기 때문이다. 장미처럼 사람을 유혹하는 진한 향기는 아니지만 한번 맡아보면 쉽게 잊을 수 없는 은은한 향이 바로 매화향기다.
 
▲ 휴애리 자연생활공원에 핀 백마화
 
나 자신이 고요한 마음을 가질 때 비로소 향기를 느낄 수 있다는 매화나무 향기. 이 향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꽃잎에서 나오는 매화향이고 다른 하나는 매실에서 나오는 매실향이다.
 
축제장을 찾는다면 평소 자주 접할 수 없었던 매화꽃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향기도 맡아 보면서 매화와 대면해 보는 것도 좋겠다.
 
휴애리 매화축제에서는 활짝 핀 매화 올레길을 걸으며 사진도 찍고 공원 내 흑돼지와 토끼 등 다양한 동물들에게 먹이주기 체험도 할 수 있다. 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5시 사이 정시마다 진행된다.
 
▲ 엄마와 아이가 매화나무 사이를 걷고 있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하얀 매화와 선홍빛 매화나무 사이를 걷다보면 은은한 매화향기에 기분까지 좋아질 것이다.
 
‘올레’의 원래 뜻은 ‘집 대문에서 마을길까지 이어지는 아주 좁은 골목’이란 말이다. 제주 올레길은 한라산을 축으로 돌담길을 걷고 오름을 오르기도 하며, 곶자왈 숲을 지나거나 때로는 절벽 길을 걷기도 한다. 바닷길을 걸을 때는 물질하는 해녀를 볼 수 도 있다. 제주의 바닷바람과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틈틈이 쉬어가며 걷는 것이 제주 올레길의 묘미다.
 
축제장에서는 매화 밭에서 승마체험도 할 수 있다. 또 매화 축제인 만큼 먹거리는 매실차와 매실 막걸리를 비롯해 파전, 군고구마 등을 맛볼 수 있다.
 
매화를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사진으로 추억도 남겼다면 축제장과 가까운 ‘남원 큰엉’ 해안 경승지에 가보는 건 어떨까.
 
휴애리 자원생활공원이 위치한 서귀포시 남원읍내에서 서쪽으로 1㎞ 떨어진 지점에는 ‘남원 큰엉’이 있다. 이곳의 해안절벽 위로 2㎞에 걸친 아름다운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주변에 부드러운 잔디가 자라 있다. 잔디밭 끝에 서면 시커멓고 까마득한 기암절벽이 보이고 그 아래로 탁 트인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졌다. 이곳은 간이휴게소·화장실·기초체력 단련시설·음료수대 등 편의시설이 있어 갯바위 낚시를 즐길 수 있고 가족단위 주말나들이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라고 한다.
 
‘남원 큰엉’이란 이름은 바닷가나 절벽 등에 뚫린 동굴을 제주도 사투리로 ‘엉’이라 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큰 바윗덩어리가 아름다운 해안을 집어삼킬 듯이 입을 크게 벌리고 있는 듯한 모양의 언덕이라서 큰엉으로 불린다. 
 
▲축제기간 날씨정보 ⓒ온케이웨더
 
야외에서 진행되는 만큼 축제기간의 날씨가 궁금해진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에 따르면 26~27일 비가 내리는 것을 제외하면 그 밖에는 대체로 맑은 날씨를 보이겠다.
 
일요일인 23일 오전에는 구름이 조금 끼다가 오후들어 구름이 많아지겠다. 23일 아침 최저기온은 5℃, 낮 최고기온은 12℃로 다소 포근하겠다. 비가 내리는 26일(수)의 한낮 기온도 11℃를 보이겠다.
 
케이웨더 오현지 예보관은 “축제가 펼쳐지는 23일부터 내달 2일까지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일대의 일 최저기온은 5~7℃의 분포를 보이겠고, 낮 최고기온은 10~12℃를 나타내며 다소 포근하겠다”고 예보했다.
 
이어 오 예보관는 “다만 26일에는 흐린 가운데 비가 시작돼 27일에는 점차 그치겠고, 그 밖의 날은 대체로 맑은 가운데 구름만 지날 것으로 보인다”며 “축제장으로 가기 전 기상정보를 확인해 우산 등을 챙기는 것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봄철이 되면 겨울 동안 맹위를 떨치던 시베리아 고기압이 약해져 북서 계절풍도 약해진다. 약화된 고기압에서는 그 일부가 분리돼 성격이 변질된 ‘양쯔강기단’이 생성된다. 우리나라 봄철의 날씨를 지배하는 이 양쯔강기단은 비교적 온난한 기단이며 이동성 고기압으로 동진해 온다.
 
매화열매 몸에 좋은 ‘매실차’ 되다
 
▲ 매화나무 숲 뒤로 한라산이 보인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매화는 봄을 알리는 꽃 중에서도 가장 이르게 개화하는 꽃으로 맑은 향기와 청아한 꽃은 고결한 자세로 봄소식을 전한다.
 
추위를 이기고 꽃을 피운다 해서 불의에 굴하지 않는 선비정신의 표상으로 흔히 정원에 심어졌고 시나 그림의 소재로도 많이 등장했다. 매화는 난(蘭)·국(菊)·죽(竹)과 더불어 사군자(四君子)라 일컫기도 한다.
 
매화가 필 무렵 남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매화향기가 실려 온다. 매화는 이른 봄에 꽃을 피우며 맑고 깨끗한 향기를 그윽하게 풍긴다.
 
매화향이 맑은 기운을 준다면 그 열매인 매실향은 성숙한 매실에서 발산되는 달콤한 과일향이다.
 
매실은 우리 몸의 세 가지 독을 없애준다고 한다. 그 세 가지는 음식물의 독, 핏속의 독, 물의 독인데 이는 매실에 독성물질을 분해하는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매실의 이런 성분 때문에 매화를 꽃송이 째 덖어서 만들 매화차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매화나무의 열매인 매실의 모양은 대부분 원형이거나 타원형이다. 매실의 크기는 품종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지름 2~3㎝ 정도에 무게는 20~40g 정도 된다. 봄의 따사로운 햇빛이 쬐기 시작할 때 매실은 소리 없이 자라나 5~6월이 되면 껍질이 연한 노란색을 띠게 된다. 조생 품종의 경우에는 5월 말이나 6월 초에 수확돼 시중에 출하되기도 한다.
 
매화(梅花) 피는 시기
 
매화는 지조와 절개의 상징으로 문학작품의 소재로도 많이 쓰였다. ⓒ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매화는 가장 먼저 봄을 알리는 꽃 중의 하나로 1월 하순~2월 초순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고 2월 중순부터 3월 중순 사이에 본격적으로 피어난다. 매화꽃은 2~3월에 잎보다 먼저 피며 향기를 내기 시작한다. 개화기는 대체로 남부지방 1~3월, 중부지방 3~4월이다. 서울에는 4월이 돼야 매화가 핀다.
 
흰색 꽃이 피는 것을 ‘백매’, 붉은색 꽃이 피는 것을 ‘홍매’, 푸른빛 꽃이 피는 것을 ‘청매’라고 부른다. 봉오리 하나에 여러 겹의 흰 꽃이 피는 것을 ‘만첩백매’라 하고 붉은 꽃이 피는 것을 ‘만첩홍매’라고 한다. 이 중 가장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는 것은 흰색 매화(백매)이고아름다움이 느껴지는 것은 홍색 매화(홍매)라고 한다.
 
또한 서울 남산에서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반출됐다 400여 년 후인 1999년 환국한 남산 와룡매(臥龍梅)도 봄맞이 준비를 하고 있다.
 
남산의 홍매화와 백매화는 ‘용이 누워서 기어가는 것처럼 가지가 뻗어나간다’ 해 와룡매라 이름 붙여졌다.
 
이 홍매화와 백매화는 현재 남산공원 중앙분수대 좌우에 각각 식재돼 있고, 4월 중순경부터 개화한다.
 
▲ 남산공원 중앙분수대 인근에 핀 홍매화 ⓒ서울시
 
창덕궁에서 자라고 있던 와룡매는 임진왜란 당시(1592~159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명령에 따라 조선으로 출병한 미야기현 센다이 맹주였던 다테 마사무네가 1593년 매화나무를 일본으로 반출했다. 남산 와룡매는 당시 반출된 모목(母木·어미나무)의 후계목이다.
 
긴 세월 일본에 있어야 했던 이 매화나무는 400여 년 만인 1999년 일본이 한국침략에 대한 사죄의 뜻으로 같은 해 3월 26일 안중근의사 순군 89주기를 맞아 한국으로 돌아왔다. 당시 환국식과 더불어 남산공원에 홍매화와 백매화가 각각 1그루씩 식재됐다.
 
<사진=휴애리 자연생활공원>
 
 
박선주 온케이웨더 기자 parkseon@onkweath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