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청, 재협상 방침확정
당·정·청, 재협상 방침확정
  • 신아일보
  • 승인 2008.06.03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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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외교통상 “신뢰 회복때까지 수출중단” 요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파동과 관련 사실상 재협상 방침을 확정하고 미국과 협의에 들어가기로 한 것으로 3일 알려졌다.
한승수 국무총리, 류우익 대통령실장,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 등 당정청 고위관계자는 이날 오전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열린 제3차 고위 당정회의에서 이같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유명환 외교부장관은 3일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미대사를 만나 30개월 이상의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부는 쇠고기 종합대책이 나올 때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된 고시를 관보에 게재하는 것을 계속 유보키로 했다.
이날 당정회의의 한 참석자는 이와 관련 “오늘 회의에서 (재협상에 대한) 용어 때문에 말이 많이 나왔지만, 어쨌든 정부가 미국 측에 (쇠고기 수입과 관련) 수정이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라며 “버시바우 대사 이외에도 물밑에서 여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조윤선 대변인도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재협상과 관련해서는 국내 상황을 고려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다양한 외교채널을 통해 양국이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했다"며 “당정이 30개월 넘는 소가 수입되지 않도록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말해 미국 측에 사실상 재협상을 요청키로 방침을 정했음을 시사했다.
조 대변인은 또 “위생조건 협정에 관해서 장관의 권한으로 돼 있는 검역중단권을 발동해서 수입 검역을 중단키로 했고, 장관고시 관보는 종합적인 대책이 나올 때까지 보류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강재섭 대표와 홍준표 원내대표는 이날 당정협의에서 “어제 의원총회에서 쇠고기 재협상이 필요하고 장관고시 관보게재가 유보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청와대와 정부에 쇠고기 재협상 가능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국내 민간 수입업자와 관련 단체를 상대로 30개월 미만의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할 것을 요구하고 설득하는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라고 조 대변인이 전했다.
당정은 또 최근 촛불시위로 표출되고 있는 민심이반 현상이 비단 쇠고기 문제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 등 민생경제 악화에도 원인이 있다는데 인식을 함께 하고 조속히 대책을 마련키로 의견을 모았다.
조 대변인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서민의 생활고를 덜어주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하고, 유가상승에 따른 세수 증가분은 유가 상승으로 고통을 받는 서민들을 지원하는데 사용돼야 한다는데 당정 간의 일치를 보았다"며 “정부는 이를 위한 세부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수증가분에 대한 혜택 대상으로 화물차, 대중교통, 자영업자, 영세민, 저소득층 등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유소간 경쟁 제고를 통해 유가 인하를 유도하는 석유류 유통구조 개선 작업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대형 할인마트가 주유소를 운영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영세운송업자가 운송료 부담을 모두 떠안도록 돼 있는 현행 법·제도를 현실에 맞게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당정은 또 각종 현안과 정책에 대해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매주 수요일 오전 당정협의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합의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대운하나 공기업 민영화와 같이 국민들에게 혼선을 야기하고 있는 정부 정책에 대해 당정이 조속한 시일 내에 모여 논의하고 완급을 조절하고 국민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하자"고 말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당과 국회의원은 민심을 최전선에서 수렴하고 있는 만큼 민심을 대변하는 의견이 다소 신랄하더라도 경청해 주길 바란다"며 “그 어떤 정책이나 정부의 발표문도 국민이이해할 수 있고 납득할 수 있는 정도가 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고 근본적인 쇄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승수 국무총리는 “18대 국회가 하루빨리 개원이 돼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한나라당이 조기 개원에 힘써 주기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