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당선인 ‘농심 달래기’나서
李 당선인 ‘농심 달래기’나서
  • 신아일보
  • 승인 2008.01.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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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이 잘 사는 것 정책 밑그림으로 넣었다” 강조
“농촌이 잘 사는 것 정책 밑그림으로 넣었다” 강조
삼청동 인수위 간담회서 농어촌 지도자 의견 경청

당선 이후 재계와의 접촉에 주력했던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이 농업진흥청 폐지, 한미FTA 문제 등으로 격앙된 농어촌 지도자들과의 간담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농심(農心) 달래기’에 돌입했다.
이 당선인은 21일 오후 삼청동 인수위에서 진행된 간담회에서 한미FTA, 농림부와 해양수산부 통폐합,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 등으로 인한 어업 위축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한 농어촌 지도자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이 당선인은 특히 “지금(한미) FTA 협정을 앞두고 농촌이 걱정스러워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것을 전화위복으로 만드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차기 정부는 기업이 잘 되는 것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했지만 농촌이 잘 사는 것을 중점적으로 정책 밑그림으로 넣었다”고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이제까지는 농민에게도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정책을 폈지만, 이제는 양 측이 모두 도움을 받는 정책을 펴겠다”며 “인수위에서는 1차산업에서 2차산업을 주관하는 부처로, 과거의 농림부 기능을 확대하려고 하는데 농촌도 1차산업에서 멈추지 않고 2차, 3차산업으로 가야 잘 살게 된다”고 농림부 통폐합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경숙 인수위원장, 김형오 부위원장, 최경환 경제2분과 간사, 홍문표 경제2분과 위원, 박재완 정부혁신규제개혁TF 팀장, 맹형규 기획조정분과 간사, 곽승준 기획조정분과 위원을 비롯해 경제2분과 전문위원 등 인수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한나라당에서도 이한구 정책위의장, 박세환 제4조정위원장이 배석했으며 권오을 국회농림해양수산위원장도 참석해 이날 행사에 무게를 실었다.
이 당선인은 이에 대해 “인수위 뿐 아니라 당의 정책 책임자, 국회의 책임지는 분들, 정책을 만드는 인수위원들이 이 자리에 모였는데 이런 모임에 당, 인수위, 국회가 자리를 함께 한 것은 인수위가 만들어진 뒤 이번이 처음”이라며 “그만큼 우리가 적극적으로 하려는 것이니 보다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농촌의 자산을 만드는 의견을 말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당선인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옷(상의)도 벗고 넥타이도 풀고 하자”면서 편안한 분위기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경숙 인수위원장도 “당선인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간담회를 하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그만큼 농어촌에 대해 당선인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단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다”면서 “기본적인 산업구조나 내용이 건실해질 때 우리나라의 기초도 튼튼해진다는 (당선인의) 생각을 보여주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말 한 가지 부탁드리고 싶은 것은, 대한민국이 선진국의 대열로 가야 한다는 기본 생각을 공유하자는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국민 한명 한명이 보람되고 행복해지리라는 꿈을 갖고 있는데, 오늘 농어촌 대표들도 이런 (인수위의) 기본 생각과 궤를 같이 하면서 의논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부드럽고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당선인은 최근 인수위 정부조직 개편 과정에서 논란이 된 농업진흥청 폐지 문제에 대한 언급은 피할 수 없었다.
박의규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장은 농어촌 지도자 대표로 모두발언을 하면서 “솔로몬 같은 지혜로움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광야의 버림 받은 양을 찾아 헤매는 애정을 가진 지도자”라며 “그런 관심과 애정 없이는 소외 받는 350만 (농어민) 계층이 (새 정부와) 같이 할 수 없다”고 호소했다.
박 회장은 “그런 점에서 당선인은 상당한 관심을 갖고 배려할 줄 아는 어버이 같고 목자같은 마음을 가졌다”면서도 “현재 화두는 농업진흥청 폐지 문제인데 농업이 어려울 때 농민들의 심정을 위축시킬 수 있는 농업진흥청 폐지는 상당한 논의 끝에 얘기되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서 최준구 대한양계협회장, 정영채 대한수의사협회장, 윤요근 한국농촌지도자중앙연합회장, 심재익 대한잠사회장, 남호경 전국한우협회장, 정재돈 전국농민연합 대표 등 농어촌 지도자 2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