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정치인 테마주' 조사강화
금융당국 '정치인 테마주' 조사강화
  • 신홍섭 기자
  • 승인 2012.01.08 17: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감시망 가동..."불공정 거래 의혹 모니터링 중"
증권 감독당국이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 계좌추적 등 초 고강도의 감시망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올해 4월과 12월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시장에 이른바 '정치인 테마주'의 주가가 날뛰고 있어 시장 과열 양상을 차단하고 나선 것이다.

8일 거래소 관계자는 "매번 선거 때마다 정치인 테마주가 기승이지만 올해처럼 연초부터 시장이 과열된 것은 처음"이라며 "정치인 관련 종목에 대해 계좌 하나하나까지 살피며 불공정 거래 의혹을 모니터링 중이다"라고 밝혔다.

증권당국이 테마주에 대해 계좌 추적, 감시 등 적극적인 시장관여행동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는 "시장이 너무 혼탁하다"며 "지난 한 해동안 60여 개 종목에 대해 감시예방활동을 했지만, 올해는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벌써 올해 들어 90~100여개 종목을 살피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금융당국은 최근 대현과 솔고바이오의 불공정거래 여부에 대해 조사했다.

소문을 흘려 주가 상승을 유도한 뒤 되파는, 의도적으로 시세차익을 노리는 세력들이 있는 지 꼼꼼히 살피고 중이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치인 테마주에 대해) 주가 움직임이 상식선을 넘어섰다고 판단되면 투자 위험, 매매거래 정지 조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해 11월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정치인 테마주로 묶인 종목은 정치인과 '인맥'만 부각되면 기업가치나 펀더멘털와 상관없이 주가가 급등, 당국의 감시의지를 비웃는듯한 양상이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주목을 받는 정치인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이다.

이들과 관련된 종목은 정치인 테마주의 양대 산맥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행보도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지난해 1월3일 1만9300원으로 출발해 12월29일 13만9000원으로 7.2배나 치솟았다.

시총은 109위에서 4위로 105계단이나 뛰어올랐다.

거래소는 안철수연구소를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지만 주가는 지난 6일 15만원을 훌쩍 넘었다.

주가가 주당순이익(PER)의 100배를 넘나드는 수준이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복지 정책 관련 수혜주로 꼽히는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도 박 위원장의 지지율에 따라 오르락 내리락 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박 위원장의 동생 박지만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EG는 '인맥' 만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비트컴퓨터는 대표이사인 조현정씨가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에 참여하면서 박근혜 테마주에 합류했다.

덕분에 비트컴퓨터는 10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문재인 테마주로는 유성티엔에스, 바른손, S&T모터스, 피에스엠씨, 우리들생명과학 등이 꼽힌다.

유성티엔에스 회장 이봉관씨는 문 이사장과 대학 동문으로 총동창회장으로 알려졌다.

바른손은 문 이사장이 근무하던 법무법인의 고객사였다는 이유만으로도 테마주 대열에 끼었다.

거래소 관계자 역시 "테마주는 시장의 유동성과 기업의 미래가치 측면에서 연관돼 있다는 게 특징인데 과연 정치인들과 연관돼 있다고 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얼마나 올려주느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