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로 새겨진 최초 철비 비문 발견
한글로 새겨진 최초 철비 비문 발견
  • 박우진기자
  • 승인 2011.10.09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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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포충사 입구 ‘김계진 부사 영세불망비’
경남 거창군에서 한글로 새겨진 최초의 철비 비문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9일 군에 따르면 “웅양면 노현리 포충사 입구의 ‘김계진 부사 영세불망비’에 한글 비문이 새겨진 것을 비석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 비석은 1877년(고종 14)에 거창군수로 부임해 관아를 중수하고 청렴한 공적을 세운 김계진(金啓鎭, 1823∼1881)군수를 기리기 위해 세운 철비(鐵碑)로 1879년(고종 16)에 건립된 것이다.

비좌관석(碑座冠石)의 형태를 갖추고 있고 철비가 비바람에 부식되는 것을 보호하기 위해 네 개의 돌기둥 위에 팔작지붕을 올린 비각의 형태를 하고 있다.

비신(碑身)의 앞면에는 글씨를 음각으로 주조하였고 뒷면에 건립 연대를 양각으로 주조했는데 특이하게 한글이 거꾸로 새겨져 있으며 한글로 새겨진 내용은 ‘긔뫼동지달일립’로 기묘년(1879) 동지달에 건립했다는 의미를 담고있다.

지금까지 한글이 새겨진 철비는 이 비석이 국내에서 유일한 것이며 석비(石碑)에 한글이 새겨진 것은 이윤탁(李允濯 ) 묘갈과 이영(李瑛) 묘계비(墓界碑), 경북 문경시에 정조 때 제작된 ‘산불됴심’ 등이 있다.

이 비석은 고려금석원(원장 진한용)에서 전국 철비 조사과정에서 발견됐으며 거창군은 그 중요성을 인식해 향후 문화재로 지정할 계획이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