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4대강 현장서 매장 문화재 발굴
밀양 4대강 현장서 매장 문화재 발굴
  • 밀양/안병관기자
  • 승인 2011.05.1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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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주민들 구전으로 흘러 내려온 ‘처자교’발견
밀양시는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시행하고 있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낙동강 12공구 지역인 삼랑진 검세리 757번지 일원에서 역사적으로 귀중한 가치가 있는 매장 문화재가 발굴되었다고 밝혔다.

밀양지명고서에서는 “옛날 작원관 근처에 조그만 절이 있어 한 스님이 살았는데 근처 마을의 미모의 한 처녀를 연모하고 있었는데 그러던 어느 해 두 남녀는 서로사랑을 걸고 교통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다리 놓기 시합을 벌였다.

그러나 처녀가 먼저 교량을 완성했고, 이에 부끄러운 스님은 다리를 완공하고 잘못을 뉘우치고 처녀에게 사과한 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는 전설이 있으며 스님이 만든 다리는 승교(僧橋), 처녀가 만든 다리는 처녀교(處子橋)로 불려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지금까지 역사문헌이나 인근마을 어르신들의 구전에서나 다리의 흔적을 확인 할 수 있었으나, 지난해 7월 삼랑진 청년회(당시 회장 강순도)에서 처자교의 존재를 시공사와 밀양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2010년 10월 입회조사를 시행하여 처자교의 유구를 확인하여 2011년 3월 28일부터 6월 15일까지 우리문화재 연구원에서 정밀 발굴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발굴에 착수한지 한 달여 만에 낙동강으로 흐르는 지천위에 세워진 웅장했던 쌍홍예의 석조교량을 확인할 수 있었고 발굴된 석조의 규모는 폭 4.5m, 길이 26m이다.

1530년대 출판된 ‘신증동국여지승람’에서 사포교의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전부터 처자교가 존재했을 것으로 보이며, 1690년 9월에 안태리 백성 200호가 중수한 기록으로 보아 이 다리가 세워진 연도가 500여년 정도 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우리나라에서 보기 드문 역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 동래에서 한양으로 잇는 영남대로의 중요한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 다리이기도 하다.

최영준(69·전 문화재위원) 고려대 명예교수는 조선시대 왕의 명령이 지방으로 하달되고 행정문서가 오가는 ‘영남대로는 왕의 길’이라고 말하고 지방에서 이런 수준의 다리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또한 향후 모든 정밀발굴을 완료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국가 및 지방문화재로의 지정을 검토하여 발굴된 쌍홍예의 석조 교량을 원형복원 및 이전 복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