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래의 축구인생은 수원에서 다시 시작
이용래의 축구인생은 수원에서 다시 시작
  • 신아일보
  • 승인 2011.02.2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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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한 것은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이 단연 손에 꼽힌다.

그러나 이용래(25·수원) 역시 김정우(29·상무)의 빈자리를 완벽하게 대신하는 모습으로 팬들의 이목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경남에서 조광래(57)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끌어 올린 덕에 대표팀 승선이 당연한 수순이었다고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용래는 매 경기마다 가장 많은 움직임으로 부지런하게 움직였다는 객관적 지표를 통해 자신의 성실한 경기력을 증명했다.

이용래는 아시안컵에 앞서 경남을 떠나 수원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0시즌 중반부터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윤성효(49) 감독이 영입한 많은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묻힐 뻔한 선수였다.

사실 이용래에 대한 윤성효 감독의 관심은 수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숭실대학교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윤 감독은 유성생명과학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고등학생 이용래에 지대한 관심을 쏟았다.

이용래는 소속 팀을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었고, 청소년대표팀에 이름을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 받아 대한축구협회의 유망주 해외연수 프로그램에 선발되어 프랑스 유학까지 다녀왔다.

고교 최상급 선수였던 탓에 각 대학의 뜨거운 러브콜은 당연했다.

이 가운데 윤성효 감독의 숭실대도 포함됐지만, 이용래는 자신의 꿈이었던 고려대로 진학했다.

미래가 촉망되던 이용래는 대학시절 발목 부상을 당해 잊혀지기 시작했다.

번외지명을 통해 경남FC의 유니폼을 입었을 정도로 프로 데뷔도 극적이었다.

당시 경남을 이끌던 조광래 감독의 지도 아래 이용래는 무섭게 성장했다.

윤빛가람(21)과 함께 경남의 중원의 핵심선수로 자리매김하며 경남의 돌풍을 이끌었다.

결국 수원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은 것은 물론, 2011 카타르 아시안컵을 통해 차기 국가대표팀의 주축 미드필더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지난 21일 전지훈련지인 경남 남해에서 만난 윤성효 감독은 이용래의 영입에 대해 "사실은 고교시절부터 눈 여겨보던 선수였다.

중원을 보강하기 위해서 이용래의 영입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이용래도 "윤성효 감독님의 스타일은 대학교 시절부터 잘 알고 있었다.

조광래 감독님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수원 이적에 상당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K-리그에서 손꼽히는 명문 팀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원의 일원이 된 것은 물론, 국가대표팀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며 자신의 기량을 입증한 이용래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처음 목표로 했던 것의 50% 밖에 안 왔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경남이나 대표팀에서와 마찬가지로 내 역할은 수비형 미드필더다.

공수에서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분명한 철학을 갖고 있었다.

이어 "비록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올 해만큼은 팀과 선수들이 원하는 K-리그와 ACL 우승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용래는 "경남 시절에 수도권 연고 팀도 아닌데다 순위까지 낮은 팀이라 서러운 마음에 더 많은 노력을 했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전 포지션에 걸쳐 국가대표급 선수단을 보유하게 된 수원으로 이적한 그는 "동료들 모두가 능력 있는 선수들인 만큼 모두가 힘을 모아서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용래는 자신이 추구하는 축구의 나머지 50%를 찾기 위해 새로운 출발선에 섰다.

푸른 유니폼을 입고 힘차게 날아오를 그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