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방긋, 태권도 울상’
‘사격 방긋, 태권도 울상’
  • 김지은기자
  • 승인 2010.11.23 17: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시안게임 효자종목은 이동 중
굵직굵직한 종합대회마다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던 종목들의 명암이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회가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23일(한국시간) 현재 한국 선수단 최고의 효자 종목은 단연 사격이다.

사격은 전체 40개에 금메달 중 13개(은 6, 동 7개)를 가져오며 대회 초반 메달 경쟁에 힘을 보탰다.

4년 전 도하대회 금메달 3개(은 7, 동 10개)와 비교하면 무려 10개나 늘어난 셈이다.

단체전에서만 7개의 금메달을 거머쥘 정도로 너나 할 것 없이 고른 실력을 발휘했다.

선수단 최다인 6번째이자 마지막 아시안게임에 나선 박병택(44. 울산시청)은 25m 센터파이어 권총 금메달로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펜싱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펜싱은 10종목에서 금메달 7개(은 2, 동 3개)를 따냈다.

아직 플러레(남자)와 에페 단체전(여자)이 남았지만 이미 도하대회 성적(금 4, 은 7, 동 3개)을 훌쩍 뛰어 넘었다.

펜싱의 호성적은 어느 정도 예상됐다.

대회 직전 프랑스에서 열린 2010세계펜싱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은 5위라는 호성적을 거뒀고 여기에서 쌓은 자신감이 아시안게임까지 이어졌다.

이 밖에도 연일 메달 소식을 전해오는 볼링(금 6, 은 5, 동 1개)과 격투 종목의 체면을 지킨 유도(금 6, 은 3, 동 5개)도 한국이 여유있게 종합 2위를 달리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반면, 그동안 붙박이 효자종목으로 불리던 태권도의 부진은 아쉬운 대목이다.

태권도는 도하대회에서 금 9, 은 1, 동 1개의 메달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이번에는 역대 최악인 금 4, 은 4, 동 2개의 메달에 그쳤다.

여자부에서는 중국(금 4, 은 2, 동 4개)에 밀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대회를 앞두고 전자호구가 바뀐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는 하지만 경쟁국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류병관 대표팀 감독(48. 용인대 교수)은 “답답하지만 당연한 결과였다.

더 이상 태권도는 한국인만의 스포츠가 아니다.

이제 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선수들의 기량이 평준화 돼 가고 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신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