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 푸틴, 30년 종신집권 길 열었다
'5선' 푸틴, 30년 종신집권 길 열었다
  • 이인아 기자
  • 승인 2024.03.18 12: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선서 푸틴 압승… "러시아, 더 강해져야"
북중러 결속 강화, 우크라 전쟁 장기화 전망
(사진=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15~17일(현지시간) 치러진 2024 러시아 대선에서 압도적 지지로 '5선 고지'에 오르며 종신 집권의 길을 열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푸틴 대통령은 개표 95.08%인 상황에서 4명의 후보 중 가장 높은 87.32%의 득표율을 얻었다.  

2000년과 2004년, 2008년, 2012년, 2018년을 이어 집권 5기를 열고 2030년까지 6년간 정권을 연장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으로 2030년에 열리는 대선까지 출마할 수 있어 이론상 84세가 되는 2036년까지 정권을 연장할 수도 있다.

5선을 확정한 그는 "러시아 권력의 원천은 러시아 국민"이라며 "러시아인의 의지를 외부에서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모두 하나의 팀이다. 특히 우리 전사들에게 감사하다. 러시아는 더 강하고 효과적이어야 한다"고 했다.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서도 처음으로 입을 뗐다. 그는 "슬픈 일이다. 나발니씨가 세상을 떠나기 며칠 전 정부 구성원이 아닌 동료들이 나에게 나발니씨를 서방 국가 감옥에 있는 사람들과 교환하려는 아이디어가 있다고 말했다"며 "나는 동의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의 5선 성공으로 북한, 중국과의 결속은 더 강화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우크라 침공으로 고립을 자처한 러시아가 상황 타개를 위해 더욱 과감하게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며 북한, 중국과 밀착해 세력 규합에 열을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5선 성공으로 전쟁 명분이 재확인된 만큼 전쟁을 키우기 위해 '푸틴 5.0' 시대에는 추가 징집 등 특별군사작전 정책이 강경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추가 동원령이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지원이 주춤한 상황 때문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그해 9월 예비군 30만명에 대한 부분 동원령을 내렸다. 푸틴 대통령이 서방의 우크라 무기 지원의 공백으로 생긴 전선의 이점을 놓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를 위해 추가 동원령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 WSJ의 해석이다. 

종신집권에 나서는 차르(황제)의 '대관식' 성격을 가질 푸틴 대통령의 5번째 취임식은 5월7일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신아일보] 이인아 기자

inah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