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 쇼크'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사활
'어닝 쇼크' 우리금융, 증권사 인수 사활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2.0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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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높이 낮춰 소형 증권사까지 '기웃'..."구색 맞추기용" 지적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 인수에 사활을 걸었다.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 계열사가 없는 탓에 지난해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라이벌인 하나금융지주와 3위 경쟁은 커녕, 맹추격하는 농협금융지주에 4위 자리까지 위협받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당초 우리금융 측은 소매금융과의 시너지를 고려해 소매영업 기반이 탄탄한 중대형 규모 증권사를 인수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시장 상황이 녹록지 않으면서 규모는 따지지 않고 모든 잠재 매물을 협상 테이블에 올린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포스증권이 유력한 인수·합병(M&A)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 규모 등 면에서 당초 제시했던 수준과는 달라 '구색 맞추기'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강하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2조51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3조1417억원) 대비 무려 19.9%(6250억원) 줄어든 수준이다.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1조원가량의 충당금 적립과 은행권 민생금융지원 비용 지출이 발목을 잡았다. 

우리금융의 '3조 클럽' 실패는 그야말로 어닝 쇼크다. 

3위 자리를 놓고 경쟁을 벌였던 하나금융그룹(3조4516억원)과의 격차는 1조원가량 벌어졌고, NH농협금융 지난해 순이익 전망치(2조3500억원)와 비교하면 겨우 1700억원 웃도는 수준으로 이대로라면 금융지주 4위 타이틀마저 위태로운 상황이다. 

이는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 계열사가 없는 상황에서 이익 비중이 은행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우리금융 순이익 중 우리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99.9%에 달한다. 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 은행 의존도가 60%대인 것과 비교하면 비은행 강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금융 또한 2021년 완전 민영화 달성 이후 종합금융그룹 도약을 목표로, 소매금융 비중이 높은 중대형 증권사 위주로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은 물론 증시 회복,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확대 등 여파로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이에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중대형 증권사가 아닌 온라인 증권사로 우회 전략을 펼쳐 증권업 라이센스 획득을 우선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력한 인수 후보는 소형 온라인 증권사 포스증권이다. 

증권업 라이선스를 확보한 포스증권을 인수해 우리종합금융과의 인수합병을 통해 체급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포스증권은 온라인 펀드 판매 서비스 플랫폼 '펀드슈퍼마켓'을 통해 소비자에게 운용사 펀드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증권금융이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1~2022년 2년 연속 70억원대 영업손실을 냈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적자 규모는 42억원에 달한다.

앞서 전날 진행된 우리금융 콘퍼런스콜에서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 부문 부사장은 "현재 증권업 진출을 위해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으로 최근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증권사(포스증권)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거론되고 있는 온라인 펀드 판매 전문사의 경우 인수 시 우리금융 자본 비율에 영향이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우리금융이 기대하는 시너지 효과가 일어날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 보험사 부제가 우리금융의 성장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거론되는 포스증권 인수는 채널도 적고 고객도 많지 않아 라이센스에 초점을 둔 구색 맞추기로 전락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대형사 인수도 매물, 유동성 등 쉽지 않은 현재 상황에서는 최선의 선택지로 보인다"면서 "단기적 성과는 어렵지만 증자와 인력 충원 등 중장기 성장과 증권사를 갖췄다는 평가는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