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못 갚는 소상공인…지역신보 대위변제액 237% 늘어
빚 못 갚는 소상공인…지역신보 대위변제액 237% 늘어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2.05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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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도별 세종(14.3배), 강원(4.1배), 대구(4배)순 급증
(자료=양경숙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자료=양경숙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지난해 지역신용보증재단(이하 지역신보)이 소상공인들 대신 갚아준 은행 대출이 세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물가·고금리 부담으로 은행 빚을 갚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5일 양경숙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신용보증재단중앙회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1조7126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위변제는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은행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보증해준 지역신보들이 소상공인이 상환하지 못한 대출을 대신 갚아주는 것을 말한다.

대위변제액은 △2020년 4420억원 △2021년 4303억원 △2022년 5076억원으로 소폭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폭증했다.

대위변제 건수도 11만1758건으로 전년보다 261.8% 증가했다.

또 소상공인이 대출을 갚지 못한 사고 금액은 2조3197억원으로 전년보다 157.4% 늘었으며 사고 건수는 14만9046건으로 189.4% 증가했다.

17개 시도별로 살펴보면, 전년 대비 대위변제액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한 곳은 세종이었다. 세종 지역신보 대위변제액은 2022년 3억원에서 2023년 43억원으로 늘어 14.3배(증가율 1383.3%)가 늘어났다. 

이어 강원(4.1배, 313.4%), 대구(4배, 300.3%), 대전(3.6배, 267.7%), 전북(3.6배, 261.2%) 순이다.

지역신보 대위변제·사고 규모가 대폭 커진 것은 그만큼 소상공인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지역신보는 코로나19 사태로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대폭 늘렸고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상환 시기가 도래하고 있지만, 은행 빚을 갚을 여력이 없는 소상공인이 적지 않아 대위변제가 급증한 것이다.

이는 엔데믹(경제활동 재개) 이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복합 경제위기가 찾아왔고 경기 침체에 따른 소비 감소로 매출 회복도 더딘 상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양경숙 의원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대출금 상환 여력이 부족해지고 금융 시스템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는 만큼 관련 부처, 지방자치단체, 금융당국은 지원 대책 마련과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