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수신도 여신도 '빨간불'
저축은행, 수신도 여신도 '빨간불'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2.04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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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만에 여신 9.3조, 수신 9.9조 줄어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축은행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여신잔액은 11개월 연속 줄었다. 여신잔액이 줄어들면서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저축은행은 당분간 보수적인 대출 기조를 유지할 수 밖에 없어 올 한해도 첩첩산중을 걸어야 할 형편이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11월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106조2555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1월(116조6003억원)과 비교해 9조3448억원(8.1%) 감소한 수치다.

특히 지난 2022년 월별 여신잔액이 11조8613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은 저축은행 사태 직후였던 △2011년(14조5082억원↓) △2012년(17조9614억원↓) △2013년(3조1829억원↓) 이후 처음 감소세로 전환한 것이다.

전체 대출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중·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한 중금리대출 역시 쪼그라들었다. 지난해 저축은행이 취급한 민간 중금금리대출 규모는 6조1598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9% 줄었으며, 대출건수 역시 39만1506건으로 37.4% 줄었다.

이처럼 저축은행의 대출잔액이 쪼그라든 것은 역마진 우려에 따른 대출 문턱을 높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1분기 5.06%를 기록했지만 2분기에는 4.56%로 0.50%포인트(p) 하락했다. 하지만 3분기 6.15%로 1.59%p 급등했다.

저축은행의 여신잔액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신잔액 역시 줄어드는 실정이다. 지난해 11월 79곳 저축은행 수신잔액은 110조7858억원으로, 작년 1월(120조7854억원)과 비교해 8.27%(9조9996억원)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저축은행의 수익성은 더 악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은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악화일로를 걷고 있으며, 연말 손익 역시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는 사실상 예견됐지만, 그래도 적자를 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도 시장 환경 등은 부정적이기 때문에 지난해와 유사한 기조로 대출을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건전성 관리에 방점을 두고 심사기준을 강화하고 금융당국에서 강조하는 충당금 적립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