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수십억 투자기금 중국 업체에 부당 지원 논란
영광군, 수십억 투자기금 중국 업체에 부당 지원 논란
  • 박천홍 기자
  • 승인 2024.01.2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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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내 공장시설 등에 활용하지 않고 차량용 금형제작비로 사용
감사원 "지급 보조금 회수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통보
(사진=영광군청)
(사진=영광군청)

전남 영광군이 자체 마련한 수십억원의 기금을 한 전기자동차 수입 및 부품 생산 업체에 부당지원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이 기금들이 중국 업체들의 금형 제작·사용인 줄도 모르고 심의하게 해 30억원의 시설보조금을 지원한 당시 관계자들에게 비판의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29일 감사원 자료와 영광군 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4월 11일 관내 산업단지에 공장을 신축하고 전기차 투자 계획을 밝힌 A업체에 영광군 투자유치진흥기금(이하 '영광군 기금')을 재원으로 입지보조금 40억 원과 시설보조금 30억 원(차량용 금형 제작 용도)을 지원했다.

문제는 A업체가 시설보조금 30억 원을 중국(중국 업체)에서 제작·사용되는 차량용 금형제작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영광군 조례엔 군기금은 관내 공장시설 등을 신설 또는 증설·이전하는 경우 등에 한해 지급하도록 돼 있다. 군 기금이 엉뚱한 용도와 목적에 사용된 꼴이다.

앞서 지난 2017년 8월께 영광군은 A업체로부터 기존 투자협약 내용과 달리 중국에서 위탁 생산방식으로 완성차를 생산하고 중국의 위탁생산 공장에서 사용할 차량용 금형 제작비로 30억 원의 지원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A업체는 해당 기금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지를 사전에 계획하고 있었던 셈이다. 군 역시 기금이 관내가 아닌 해외(중국)에서 사용될 것을 사전에 파악했단 추정이 가능하다. 

하지만 영광군은 이러한 사실이 추후 문제꺼리가 될 것을 우려해 금형 제작 비용을 연구개발비로 둔갑시키고, 연구개발비 지원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영광군 투자사업 조례 등의 개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업체가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이유였다.

2018년 제1차 투자유치위원회 회의에서 영광군은 금형 제작비 30억 원 중 15억 원은 시설보조금으로, 15억원은 연구개발비로 지원하되, 시설보조금과 연구개발비의 사용처인 금형 제작비는 별도 기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투자계획을 A업체 대표이사에게 들어봐야 한다"는 일부 위원들이 지적으로 관련 안건이 잠정 보류됐다.

이에 영광군은 같은해 4월 제2차 투자유치위원회 회의를 열고 같은 내용을 다시 상정했고, 결국 통과됐다. 

이후 군은 금형제작비로 사용된 30억원의 기금을 시설보조금이란 명목으로 두차례에 걸쳐 나눠 지급했다. 

현재 A업체 완성된 전기차는 수입중이고 섀시, 파워플랜트, 내외부장식 등 금형 부품들은 중국업체에서 생산한 것들을 사용 중이다. 사실상 영광군 기금이 국외(중국)로 투자되는 기형적 상황이 발생된 것이다. 

감사원은 "영광군에 A업체에게 지급한 시설보조금을 관내 공장시설 신설 등에 활용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급한 보조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영광군민 B모씨는 "군 기금은 말 그대로 군 발전을 위해 써야하는 돈인데 공무원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 행위로 인해 30억이나 되는 돈이 중국업체 배불리는데 들어갔다"면서 "끝까지 이 돈을 회수하고 관련자들은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무원 C모씨 "영광군은 이번 기회에 각 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분야별 전문인들로 위촉해야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당시 군청 담당자는 "금형 공장이 중국 현지에 있는 것을 알고 기금을 지원한 것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pch35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