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킹달러'…두 달여 만에 다시 고점 찍어
또 다시 '킹달러'…두 달여 만에 다시 고점 찍어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4.01.18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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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50원 이상은 힘들 것…단기적 1300원 초반 등락 전망"
은행원이 달러화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원·달러 환율이 다시 고점을 향해 고공행진이다. 미국 조기 금리 인하 기대 약화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융시장 내 위험 회피심리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1300~1350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전날인 17일 원·달러 환율은 종가 기준 1344.2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1일(1357.50원) 이후 두 달 보름여 만에 고점 기록이다. 달러는 올해 들어서만 2.53%(원화 대비 기준) 넘게 올랐다.

이는 미국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앞서 시장은 지난해 10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둔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의 금리 인상 기조가 마무리됐다고 내다봤었다.

그러나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2월 "우리는 적절하다고 판단되면 정책을 더욱 강화할(금리인상)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또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준 이사는 이달 16일 "중앙은행이 (금리인하는) 체계적이고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빠른 금리인하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조기 금리 인하 기대를 꽁꽁 얼어붙게 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낮춘 5.25%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한 시장참가자 63.3% 수준이다. 이는 지난 12일(76.9%) 대비 13.6%p 떨어진 수치다. 또 0.50%p 인하를 전망한 응답자 비중도 같은 기간 4.1%에서 1.7%로 2.4%p 줄어 금리인하 기대감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재 금리 수준인 5.50% 유지를 예상한 시장참여자는 35.1%로, 같은 기간(19.0%)보다 16.1%p나 급증했다.

여기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진 점도 금융시장 내 위험회피심리를 높이며 원화에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 예멘의 후티 반군 공격 등 중동 지역 리스크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만 선거도 불확실성 확대 요인으로 꼽힌다.

연초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 성향인 민주진보당 라이칭더 후보 당선 이후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증폭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과 중국 간 갈등 확대에 대한 염려는 위안화 가치 하락과 금융시장에 불안심리를 높이며 원화에도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중반까지 미국 성장둔화가 이어지고 중반 경부터 연준 정책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연말로 갈수록 달러화 약세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세계경제 경착륙 △미국 정부 재정건전성 악화 등 대내 위험이 대두되거나 △중동 지정학적 긴장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될 경우 강세 가능성도 배제하진 않고 있다.

이에 한동안 원·달러 환율은 1300~135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1360원대까지 상승한 바 있지만 이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되며 한동안 1300~135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미 연준의 3월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약화됐지만 2분기 중 금리인하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며 이는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