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비판에 은행 성과급, 300%대→200%대로 '뚝'
'돈 잔치' 비판에 은행 성과급, 300%대→200%대로 '뚝'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1.15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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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률, 물가 상승률 전망치 밑돌아
희망퇴직금 규모 전년比 최대 19개월분↓

올해 주요 시중은행 임금인상률과 성과급, 희망퇴직 규모 모두 지난해보다 쪼그라든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장기화에 서민들의 빚 부담은 늘어난 가운데, '돈 잔치' 비판을 의식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들은 지난주까지 올해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타결했다.

4개 은행의 올해 임금인상률은 일반직 기준 2.0%로 결정됐다. 이는 지난해 3.0%에서 1.0%포인트(p) 낮아진 수준이다.

경영 성과급도 전반적으로 줄었다. 지난해 평균 300%를 훌쩍 넘겼지만 올해는 200%대 수준에 그쳤다.

국민은행은 통상임금의 230%를 올해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통상임금의 280%에 더해 현금 340만원까지 더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월 기본급의 361%였던 성과급 규모를 올해 281%로 축소했다. 성과급 중 현금과 우리사주 비중도 각 300%와 61%에서 230%와 51%로 하향 조정했다.

NH농협은행의 올해 성과급은 통상임금의 200%로 전년도(400%)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대신, 이와 별도로 지급하는 연금은 작년 200만원에서 올해는 300만원으로 100만원 늘렸다.

우리은행의 경우 아직 성과급 규모를 확정 짓지 못했지만, 지난해 월 기본급의 292.6%에 달했던 성과급이 올해는 180% 정도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게 내부 관측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임단협을 진행 중인 하나은행 성과급 규모도 축소될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50%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희망퇴직 조건도 1년 전보다 나빠졌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희망퇴직자에게 근무 기간 등에 따라 23∼35개월 치 급여를 지급했는데, 올해는 18∼31개월로 줄었다. 

우리은행도 지난해에는 1967년생 희망퇴직자에게 24개월 치, 1968년 이후 희망퇴직자에는 36개월 치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했는데, 올해는 1968년생 24개월 치,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31개월 치를 특별퇴직금으로 지급한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또한 특별퇴직금 최대 수령액이 36개월 치에서 31개월 치로 각각 줄었다. 

NH농협은행은 지난해말 진행한 희망퇴직에서 1968년생 직원에 28개월 치 임금을, 일반 직원에게 20개월 치 임금을 지급했다. 일반 직원의 경우 전년보다 무려 19개월 줄어든 규모다.

한편 금융감독원 금융통계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5대 은행 직원의 지난해 1~9월 1인당 평균 급여와 복리후생비는 전년 동기 대비 500만원 증가한 9500만원에 달한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