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시중은행, 지난해 기부금 4000억원 돌파…‘상생 압박’ 영향
5대 시중은행, 지난해 기부금 4000억원 돌파…‘상생 압박’ 영향
  • 문룡식 기자
  • 승인 2024.01.07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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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총액 4110억원…전년比 65.7%↑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시중은행 기부금이 1년 전보다 1.5배 이상 불어나면서 4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시중은행이 지난해 지출한 기부금은 총 411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7% 늘었다.

이 기부금은 지난해 2월 발표된 10조원 규모 ‘사회공헌 프로젝트’나 12월 발표된 2조원 규모 ‘소상공인 이자 환급’과는 별개로 각사가 자체 책정한 금액이다.

은행별로 보면 지난해 하나은행 기부금이 1089억원으로 1년 전보다 157.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은 627억원에서 918억원으로, 농협은행은 598억원에서 856억원으로 각각 46.4%와 43.1%씩 기부금이 늘었다. 

이밖에 △신한은행은 408억원에서 705억원으로 72.8% △우리은행은 423억원에서 543억원으로 28.1% 기부금을 증액했다.

은행권이 지난해 기부금을 늘린 이유는 고금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을 두고 정치권과 금융당국의 ‘돈 잔치’라고 비판한 점과 함께, 상생금융 압박이 거세지면서 사회공헌을 크게 늘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2월 은행권이 직원들의 성과급과 희망퇴직금으로 수억원씩 지급한 일을 두고 ‘돈 잔치’라고 비판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10월 국무회의에서 “고금리로 어려운 소상공인·자영업자들께서 죽도록 일해서 번 돈을 고스란히 대출 원리금 상환에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며 깊은 한숨을 쉬셨다”고 꼬집었다.

5대 은행의 지난해 기부금 총액을 분기별로 보면 1분기 953억원, 2분기 1000억원, 3분기 847억원, 4분기 1309억원 등이었다. 

상반기부터 기부금 지출 규모를 크게 늘린 은행들은 3분기 들어 잠시 주춤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의 상생 압박이 거세진 4분기에 다시 박차를 가한 모습이다.

주요 기부처는 은행별로 달랐다. 연례적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성금 기부 외에도 청소년과 어린이, 소상공인,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기부처를 지원했다.

moo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