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모바일금융 유입 확대…인터넷은행 거래율 전년比 11%p↑
베이비부머 모바일금융 유입 확대…인터넷은행 거래율 전년比 11%p↑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4.01.04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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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경영연구소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 발간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베이비부머 세대(1946년~1965년 사이 출생) 모바일 금융 이용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 금융소비자 보고서 2024'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금융권과 상품, 채널‧서비스 등 금융소비자가 경험하는 다양한 특징과 시장 역동성을 추적하고자 지난해부터 정기 발간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금융소비자가 은행과 관계를 형성하고 확대하는 거래 여정 과정에서의 특징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베이비부머 세대 인터넷전문은행 거래율(66%)은 전년 대비 11%포인트(p)가량 늘었다.

핀·빅테크 거래율(88%) 또한 8%p 증가해 타 세대보다 상승 폭이 월등히 높았다. 

베이비부머 세대에서 모바일금융 거래가 증가한 것은 계좌조회‧이체 기본 서비스 이용이 더 활발해진 데다 부가서비스 이용과 이벤트 참여 등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소비지출 관리, 자산관리 성향 진단 등 모바일을 통한 자산관리 서비스에 관심이 커진 중요한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에서는 환전, 신용조회 등 단발성 서비스 이용이 활발했지만,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크고 금융거래 로열티가 높은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산관리에 관심을 가졌다. 

이들의 모바일 활용이 커졌다는 것은 시장 내 상당한 파급을 미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최근 1년 내 금융소비자 10명 중 4명이 새로운 은행과 거래를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30% 이상은 모바일채널 편리성 때문에 은행을 선택했다. 

하지만 해당 은행과 거래를 확대해 나갈 의향은 16%에 그쳤고 41%는 유지 정도를 계획했다.

이렇듯 신규 후 거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지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관계 강화에 가장 주요한 역할을 하는 요인은 '모바일 채널 편리성'이었다.

금융소비자는 거래하고 있는 평균 5개 은행 중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한 주거래은행 한 곳에 금융자산 53%를 예치해 뒀다. 

얼마나 오래 거래하는지와 모바일 채널을 통해 자주 거래하는지가 주거래은행을 인식하는 주된 요인이었으며 특히 올해에는 모바일을 통한 자산 통합관리 여부가 더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와 함께 최근 1년 내 10명 중 1명이 주거래은행을 변경했는데 변경 계기 또한 모바일 채널 때문이었다. 

엔데믹 이후에도 여전히 영업점 이용은 하락하고(-6%p) 모바일뱅킹은 증가(+6%p)하는 모습도 금융환경의 모바일 전환을 여실히 나타내는 결과다.

금융소비자는 평균적으로 거래하는 은행 5곳 중 4곳의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해 모바일로 거래하고 있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시중은행 앱은 금융 업무(조회·이체·상품 가입 등) 이용에 집중된 반면 인터넷전문은행은 조회·이체 외에도 이벤트 참여와 부가서비스, 타 계좌 통합관리 등 다양한 서비스가 활성화돼 더 자주 활용됐다.

뱅킹 앱 이용자 10명 중 9.7명은 이용 중인 뱅킹 앱에 '보통 이상 만족'한다고 평가했다.

브랜드 별 차이도 크지 않아 앱 서비스 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 균질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뱅킹 앱 평가 시 이용 절차와 속도, 보안 영향력은 감소하고 이벤트·프로모션 영향력은 높아져 모바일 내 흥미를 유발하는 콘텐츠 민감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뱅킹 앱이 대중화되면서 디지털 자산관리 경험 역시 80% 이상으로 보편화됐으나 마이데이터 서비스 이용률은 20% 수준으로 답보 상태였다. 

금융소비자가 경험한 디지털 자산관리는 카드 실적 조회·분석, 앱테크, 예·적금 관리 등이었지만 그들이 기대하는 자산관리는 자산 증식을 위한 맞춤 가이드 즉 투자상품 추천과 절세, 포트폴리오 관리, 목표자금 마련 관리 등이었다.

향후 금융소비자가 기대하는 디지털 자산관리 핵심 역할과 실제 경험이 일치하고 그 경험이 누적돼 긍정적 인식을 형성할 필요가 있었다.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자료=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저축 여력은 양극화 현상을 보였다.

월 가구 소득 중 소비, 대출 상환 등의 지출을 제외한 금액을 '저축 가능액'으로 간주할 때, 소득 절반 이상이 남아 저축 여력이 큰 소비자는 28%를 차지했다. 

지난해(25%)보다 소폭 증가해 가계 재정의 청신호를 나타낸 듯했지만 소득 3분의 1이 채 남지 않아 저축 여력이 낮은 소비자(35%) 또한 지난해보다 같은 비중으로 증가했다.

대출을 보유한 경우 중도 상환 노력이 컸고, 빚투(빚내서 투자)·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자산 증식보다 돈이 생기면 대출을 우선 상환하겠다는 의향(36%)이 1.3배 이상 높았다. 

금융소비자 51%는 향후 1년 내 가계 재정이 지난 1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해 지난해 부정적 예상(43%)에서 크게 개선됐지만 여전히 적극적 투자는 주저하는 모습이었다.

향후 1년 내 금융상품 가입 의향은 기존 거래자에서 더 적극적이었고, 원금 보장 저위험 투자를 추구하는 비율이 53%로 과반을 차지했다. 

하지만 향후 1년은 투자·신탁상품 가입 의향이 39%로 지난해보다 12%p 높아져 투자 심리 회복세를 보였다.

지난해 상품 운용 시 6개월 이하 단기, 10만원 미만 소액·자투리 투자가 인기였던 것에 비해 향후 1년은 36개월 장기 운용 의향이 상승했고, 적립액 또한 30만원 이상으로 증액할 의향을 보였다.

윤선영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지난 보고서에서 언급된 초단기 투자, 가상자산 인기는 잦아든 반면 본인의 지식·경험 내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하려는 의향이 높아지는 등 금융소비자는 환경 변화에 민첩히 대응하고 있다"며 "이번 보고서에서 나타난 금융소비자 모습은 조용히 기본으로 돌아가 전진한다는 의미의 Quiet GBTB(Go Back To Basic)라고 명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소비자 변화는 모바일 채널이 확산되면서 더 빨라지고 있고 지난 한 해 베이비부머 세대 모바일 유입이 가속화되면서 모바일로의 전환은 이제 거의 완성 단계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라며 "향후 소비자가 원하는 금융(자산관리)의 본질‧가치가 모바일에서 어떻게 실현되고 체감되는지에 따라 변화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