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이끌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추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자 당내에선 찬반 의견이 대립하며 내홍이 커질 조짐이다.

여권 대권주자 1위인 한 장관의 등판이 너무 이르고, 정치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한편으로는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비대위원장에 한 장관이 추대될 경우 과연 용산의 공천 입김에서 공정할 수 있느냐는 의구심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장관이 공개일정을 이례적으로 취소해 그 배경에도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18일 당 지도부와 원외 당협위원장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열고 비대위원장 인선과 관련한 막바지 의견 수렴에 나섰다. 이날 회의에서는 새 비대위원장으로 한 장관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두고 격론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을 중심으로는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나서 보수 지지층 결집을 확고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이날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 경험 이전에 국민들이 누구를 지지하느냐, 당원들이 누구를 원하느냐 아니겠나"라며 "그런 차원에서 국민과 당원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한 장관이 최우선 선택지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국민의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필적할 수 있는 유일한 대권주자로서의 여론조사가 나오는 힘을 갖고 있는 게 한 장관"이라며 "한 장관이 와서 가장 먼저 국민이 바꾸라고 하는 당정관계에 대한 주도적인 목소리를 내고 여기에서 실질적인 대통령실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역할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전히 비윤(비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정치경험 부족, 대통령 최측근이자 검사출신으로 인한 야당 공세 등을 우려해 한 장관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동훈 비대위' 체제가 오히려 '검찰당'이라는 비판을 일게 해 역풍을 불러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용호 의원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검찰 출신에 대한 국민적 여러 가지 비판 여론이 많다"며 "그런 상황에서 비대위원장까지 검사 출신을 모셔 오는 부분은 아무래도 선거 프레임으로 좋지 않다"고 주장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한동훈 비대위 전망'에 대해 맹비난을 하고 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설'에 대해 "윤석열 아바타 비대위"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윤석열 아바타 위원장', '검찰 공천용 비대위', '김건희 특검 거부용 비대위'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가운데, 한 장관은 이날 외부 일정을 돌연 취소했다.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마을변호사 10주년 기념식'에 직접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노공 법무부 차관이 대신 참석하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도 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비공개 외부 일정만을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은 오는 25일을 전후해 비대위원장 인선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한 장관의 결심에 따라 시기는 더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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