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광고로 다시 보는 '결혼, 출산, 육아 그리고 가족'
아파트 광고로 다시 보는 '결혼, 출산, 육아 그리고 가족'
  • 천동환 기자
  • 승인 2023.12.1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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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C건설, '스위첸' 홍보 영상에 부부·모녀 등의 현실적 모습 담아
사회 문제·논란에 '감동 메시지'로 대응…인간관계 이해 폭 넓혀
대한민국광고대상 수상 단골…올핸 온라인 영상 '금'·TV 영상 '동'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 중 한 장면. (자료='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 영상 캡)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 중 한 장면. (자료='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 영상 캡)

KCC건설 아파트 광고가 사회적 문제와 논란에 울림 있는 메시지를 선사해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는다. 결혼과 출산, 육아의 힘든 부분을 현실적으로 보여줘 공감을 얻으면서 그 안에 숨은 사랑을 찾아내 가족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인을 돕는 영상 캠페인은 경비원에 대한 갑질과 악성민원으로 시끄럽던 사회에 따뜻한 경종을 울렸다.

◇ "하나 더 낳고 싶기도"

17일 KCC건설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3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온라인 영상 단편 부문 금상과 TV 영상 단편 부문 동상을 받았다.

수상작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은 어린아이를 기르는 부부의 바쁘고 힘들고 실수투성이인 일상을 담은 KCC건설의 광고다. 거실에 누워 있는 아기가 울자 욕실에 있던 엄마(배우 박예니)가 머리에 거품을 묻힌 채 뛰어나오고 기저귀를 갈던 아빠(배우 김남희)는 아기의 오줌 총을 얼굴에 맞는다. 인터뷰 장면에서 아빠는 미소를 띠며 "행복해요. 죽을 만큼"이라고 말하고 엄마는 "아이 낳으면 어른 된다고 누가 그래요?"라고 묻는다. 

장난감에 몸이 끼고 분유를 먹다 아내에게 핀잔 듣는 남편의 육아 이야기는 웃음을 자아낸다. 이어지는 인터뷰에서 엄마는 "아니 하나부터 열까지 다 알려줘야 돼요?"라고 묻고 아빠는 "저도 아빠가 처음인데요"라고 말한다. 그러자 아내가 "그럼 난 두 번째냐?"라고 따진다.

이 부부의 고된 육아는 계속된다. 그래도 마지막 인터뷰에서 엄마는 웃으며 "근데 뭐 둘보단 셋이 나은 것 같기도 하고"라고 말하고 아빠는 "하나 더 낳고 싶기도 하고"라고 말한다.

광고는 "이 새로운 문명의 침공은 가족이라는 집을 더 견고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KCC건설 스위첸."이라는 아빠의 독백으로 마무리된다. 앞에선 힘든 육아와 이에 따른 부부의 갈등을 현실감 있게 보여주며 공감을 얻고 뒤에선 아기를 향한 사랑과 아기가 가져온 행복을 표현하는 부부를 통해 출산과 육아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긴다. 

KCC건설 관계자는 "세상에서 가장 힘들지만 가장 가치 있는, 새로운 생명을 키워내고 계신 모든 부모님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보낸다"라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임기간(15~49세) 여성 1명이 낳을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은 전국적으로 2012년 1.297에서 10년이 지난 2022년 0.778로 떨어졌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올해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 모두 발언을 통해 "저출산 문제는 중요한 국가적 어젠다(의제)이고 정부와 민간이 합심해서 풀어가야 한다"며 "지난 15년간 종합계획을 만들고 280조 원이라는 천문학적 예산을 투입했지만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역대 최저인 0.78명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런 사회적 문제를 인식한 KCC건설은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이라는 광고를 통해 육아에 막연한 두려움을 가진 맞벌이 부부가 출산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노력했다. 그러면서 이런 긍정적인 메시지가 KCC건설 아파트 브랜드 '스위첸'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연출했다.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 중 한 장면. (자료='문명의 충돌' 영상 캡처)
KCC건설 스위첸 광고 '문명의 충돌' 중 한 장면. (자료='문명의 충돌' 영상 캡처)

◇ "좋은 거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

'문명의 충돌2-신문명의 출현'에 등장하는 부부는 3년 전인 2020년 KCC건설 광고 '문명의 충돌' 편에도 출연했다.

결혼한 지 4년 된 부부는 하나부터 열까지 서로 맞지 않는 것투성이다. 아내는 "결혼한 지 4년, 맞는 게 진짜 하나도 없어요"라고 말하고 남편은 "한집에 사는 게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어요"라고 하소연한다.

부부는 다투고 삐지고 투덜댄다. 남편은 "그럼 제가 틀렸다는 건가요?"라고 묻고 아내는 "아닌 걸 자꾸 우기니까"라고 말한다.

부부의 티격태격 일상은 계속된다. '이 부부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쯤 아내가 "그래도 좋은 거 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라며 남편에 대해 얘기하고 남편은 "그래도 뭐 맛있는 거 먹으면 같이 먹고 싶은"이라며 아내에 대해 얘기한다. 부부는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서로 다른 문명이 만나 함께 지어가는 집. 가족은 그렇게 태어납니다"라는 남편의 독백으로 광고가 마무리된다.

KCC건설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온 두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단순한 개인의 다툼이 아니라 서로 다른 문명의 충돌과 같다고 해석했다. 이를 바탕으로 가족이 된다는 건 나와 다른 문명에 부딪혀보고 이해하는 과정의 반복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러면서 문명이 충돌하는 상황에서도 서로에 대한 사랑을 깨달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통해 결혼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돕는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구 1000명당 혼인 건수는 3.7로 10년 전 6.5의 약 57% 수준에 그쳤다. '문명의 충돌' 광고가 나온 2020년에는 4.2였다. 혼인 인구 감소가 출산 감소로 이어지고 이게 다시 국가 인구 감소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올해 5171만 명으로 집계된 우리나라 중위추계인구는 2041년 5000만 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추계인구는 출생과 사망, 이동 등 인구 변동 요인별 가정에 따라 추계한 장래인구 규모다.

KCC건설 스위첸 광고 '집을 지키는 집, 등대프로젝트' 중 한 장면. (자료='집을 지키는 집, 등대프로젝트' 영상 캡처)
KCC건설 스위첸 광고 '집을 지키는 집, 등대프로젝트' 중 한 장면. (자료='집을 지키는 집, 등대프로젝트' 영상 캡처)

◇ 다양한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각

KCC건설은 현대자동차그룹 계열 광고대행사 '이노션'과 협업해 한국광고총연합회가 매년 주최하는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 꾸준히 수상 성과를 내고 있다. '문명의 충돌'도 TV 영상 부문 금상을 받았다.

2021년에 제작한 '집을 지키는 집, 등대프로젝트'는 TV 영상 부문 대상과 디지털영상 부문 은상을 차지했다. KCC건설이 지은 아파트의 낡은 경비실을 무상 개선하는 캠페인과 연계해 만든 광고다. 2021년은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인에 대한 악성 민원과 갑질 등 문제가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을 때였다. KCC건설은 사회적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경비실 내외부를 보수하고 책상과 의자 등 집기류를 교체했다. 또 소형에어컨과 냉장고를 설치해 아파트 경비원과 관리인의 근무환경을 실질적으로 개선했다.

2019년 동영상 광고 부문 은상을 받은 '엄마의 빈방'은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엄마와 딸의 모습을 담았다. 방에서 잘 나오지 않는 사춘기 딸과 엄마는 언제나 방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얘기한다. 엄마는 딸이 항상 걱정되고 챙겨주고 싶지만 딸은 그런 관심이 귀찮기만 하다. 어른이 된 딸은 엄마의 집을 떠나고 이제 딸의 방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지만 엄마는 딸이 사용하던 물건을 버리지 않고 그대로 둔다.

광고 마지막에 나오는 "엄마라는 집에는 비울 수 없는 방이 있습니다"라는 딸의 음성은 딸도 엄마의 마음을 알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려준다.

KCC건설은 집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이 관계와 가치를 담고자 노력해 왔다며 자녀가 독립한 가정에서 빈방을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을 표현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KCC건설은 '뛰어난 설계와 완벽한 시공'이라는 경영 이념을 바탕으로 건축과 주택, 토목, 플랜트 등 건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아파트 건설 경영 방침으로 △국내 최고급 내장재 시공 △최고 품질 아파트 건설 △가장 싸고 가장 우수한 아파트 건설 △국내 1위 아파트 시공사 입지 확보를 설정했다.

KCC건설 스위첸 광고 '엄마의 빈방' 중 한 장면. (자료='엄마의 빈방' 영상 캡처)
KCC건설 스위첸 광고 '엄마의 빈방' 중 한 장면. (자료='엄마의 빈방' 영상 캡처)

cdh450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