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금리 인하 시계 속도…내년 2분기 무게
韓, 금리 인하 시계 속도…내년 2분기 무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12.14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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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사실상 금리 인상 종결
내년 상반기 기점, 연준 정책 동기화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3연속 동결하고,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글로벌 기준금리 인하 시계를 빠르게 돌려놨다.

이에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기도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여전히 목표치를 밑도는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역대 최대로 벌어진 한국과 미국 금리차는 셈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공개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을 통해 현재 5.25~5.50%의 기준금리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지난 9월과 11월에 이은 3연속 동결이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하며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고, 고용도 견고한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기준금리가 이번 긴축 국면에서 최고점에 도달했거나 그 근처에 도달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회의에서는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에 관한 논의도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함께 공개된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점도표는 내년 기준금리 중간값을 4.6%로 예상했다.

이는 현 금리(5.25∼5.50%)보다 0.75%포인트(p) 낮은 수치로 0.25%p씩 3차례 인하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계도 덩달아 빨라졌다. 

연준이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까지 언급한 상황에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은 한은이 선제적으로 금리를 움직이기보다는 연준 인하 시기와 동기화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보다 먼저 금리를 낮췄다가는 한·미 금리 격차가 사상 최대인 2.25%p 이상으로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한은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유상대 한은 부총재 또한 "미 연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관심이 금리 인하 시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과정에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미국 물가·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경제,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잘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목표치(2%)를 상회하고 있는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물가가 잡히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부진 우려로 금통위가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릴 상황은 아니다"라며 "내년 2분기 기준 금리 인하가 전망된다"고 말했다.   

채상미 이화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우선 2%대로 물가가 잡혀야 한다"면서 "미국과 금리차로 인해 금융 시장 불안 등 금리를 먼저 내릴 수도 없는 상황으로 연준 정책과 동기화되는 시점, 내년 상반기가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