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적자 앞둔 저축은행 생존전략 모색 골몰
10년 만에 적자 앞둔 저축은행 생존전략 모색 골몰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3.12.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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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Q 누적 순손실 1413억…"고금리 이어져도 손실흡수능력 충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저축은행이 미래 생존전략 모색에 골몰이다. 고금리 장기화 직격으로 실적이 악화한 데 더해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탓이다. 오는 2024년 저축은행을 바라보는 전망마저 어둡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 79곳의 3분기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1413억원이다. 올 상반기(-960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저축은행 79곳 가운데 상위 5개사인 SBI·웰컴·OK·페퍼·한국투자 등 상위 5개사만 떼어놓고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 저축은행의 올 3분기 기준 합산 당기순이익은 64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6.5%(1278억원) 감소했다.

수익성 악화에 더해 건전성 역시 비상등이 켜졌다.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올 9월말 기준 6.15%다. 작년 말(3.41%) 이후 올 1분기(5.07%), 2분기(5.33%) 등으로 상승세다. 또다른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0%로 전 분기보다 0.79%포인트(p)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내년 저축은행업계를 바라보는 전망은 어두운 실정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업계는 여전히 높은 조달비용으로 부동산금융 부실,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악화 부담으로 기업대출 중심의 외형 축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달비용은 소폭 줄고 예대마진은 일부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건전성 악화로 대손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은 부진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위험노출액), 더딘 경기 회복 속도, 금융당국 규제지원 종료 등이 맞물려 중·저신용자 위주로 구성된 저축은행 건전성 부담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다 보니 저축은행업계는 생존 전략 마련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웰컴과 JT친애 등 12개 저축은행은 이달 ‘개인무담보 부실채권 자산유동화방식 공동매각’을 추진, 부실채권 1000억원 규모를 우리금융F&I에 매각했다.

다만 이들 저축은행이 매각한 부실채권 규모는 상위 5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고정이하분류여신 규모(3분기 기준 2조7969억원) 3.5% 수준으로, 고정이하분류여신 규모를 전체 저축은행으로 확대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부실채권이 늘었지만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 매각은 어려운 상황”이라며 “앞으로 부실채권 시장 상황 역시 예단하기 어려워 추가 매각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저축은행들은 중·저신용자를 위한 중금리 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한편 시중은행과의 금리 경쟁마저 중단했다. 실제 저축은행 79곳의 정기예금(12개월) 평균 금리는 4.06%로, 시중은행 5곳이 연 3.80~4.05% 금리를 적용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정기예금 금리를 1%p 인하하면 1조원의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수신 규모가 감소했음에도 금리를 인상하지 않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업계는 15조원이 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고 BIS 비율도 2배 이상 유지하며 어려운 상황이 지속해도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손실흡수능력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