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항아리, 조선의 인과 예를 담다’
‘백자항아리, 조선의 인과 예를 담다’
  • 김지은기자
  • 승인 2010.06.14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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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서 ‘백자항아리’ 테마전 개최
오늘부터 11월14일까지 상설전시 조선시대 다양한 삶의 모습이 깃든 백자 항아리 100여점이 나온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최광식)은 15일부터 11월14일까지 상설전시관 3층 백자실에서 ‘백자항아리-조선의 인(仁)과 예(禮)를 담다’ 테마전을 연다.

일상생활용 항아리는 물론 왕실에서 아기의 태(胎)를 담아 묻는 데 사용한 태항아리, 평소의 유품을 작게 재현한 명기(明器), 항아리 가운데에 용이 그려진 백자인 용준(龍樽) 등을 망라한 전시회다.

전시는 3개 주제로 이뤄진다.

1부는 ‘백자항아리의 특징과 변천’으로 조선 백자항아리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2부는 ‘조선왕실의 백자항아리’다.

성리학을 국가이념으로 삼은 조선왕실의 문화와 사고방식이 항아리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소개한다.

3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서울 출토 백자항아리를 선보인다.

국보 170호인 백자 매화 대나무 무늬 항아리(白磁靑畵梅竹鳥文壺·사진), 보물 1437호인 백자 달항아리(白磁壺) 등도 볼 수 있다.

22대 임금 정조(1776~1800)의 형인 의소세손(1750~1753), 아들인 문효세자(1782~1786), 후궁인 원빈 홍씨(1766~1779), 누이동생인 청연군주(1754~1821)의 부장품도 한 자리에 모았다.

박물관은 “이들 부장품은 조선 후기 왕실의 명기가 어떻게 구성됐는지를 잘 보여준다”며 “항아리가 포함된 것은 죽은 이가 사후에도 삶을 지속하기 때문에 저장용기인 항아리가 필요하다는 조선시대 왕실의 내세관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지역에서 출토된 백자항아리들은 대부분 관요(官窯)에서 만들어진 고급품이다.

푸른빛을 띤 백색 유약이 단아한 분위기와 기품을 드러낸다.

종로구 관철동에서 나온 ‘백자 매화 대나무 무늬 항아리’는 파손된 상태이지만 국보 219호 백자항아리(삼성미술관 리움 소장)와 형태와 무늬가 같아 조선 전기 청화백자의 제작 경향을 엿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백자항아리는 단순한 저장용기 이상의 그릇으로 당시 사람들의 삶과 의식을 담아내는 역할을 담당했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백자항아리의 조형적 특징뿐만 아니라 새로운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