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구조조정 '초읽기'…자기자본 미달 9곳 달해
자산운용사, 구조조정 '초읽기'…자기자본 미달 9곳 달해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2.06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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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등록 말소 요건 살피는 등 법안 이행할 것"
금융감독원 외경 (사진=신아일보DB)
금융감독원 외경 (사진=신아일보DB)

부실 자산운용사가 대거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부실‧불법회사가 적시 퇴출당하지 않은 데다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투자자 피해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건강한 시장 조성을 위해 부실‧불법회사를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밝혀 우후죽순 난립하는 자산운용사 시장에 변화를 예고했다.

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금융감독당국에 등록된 자산운용사는 452개에 달한다.

지난 2018년 255개에서 △2019년 297개(+42) △2020년 326개(+29) △2021년 350개(+24) △2022년 437개(+87) △2023년 6월말 기준 457개(+20)로 5년 새 202개나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감독 당국에 의한 퇴출은 겨우 12곳에 불과했다.

이처럼 문을 연 곳은 많았지만, 닫은 곳이 적었던 이유는 퇴출 기준이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부실‧불법회사가 계속 운영을 해왔기 때문이다. 검사 대상 회사가 급증한 반면, 상품 출시부터 판매·운용 과정에서 여러 회사가 관여하는 복합사건 등이 많았던 점도 퇴출의 걸림돌이었다.

이에 올해 10월 금융투자 부문 검사 체계가 개편됐다.

금감원은 금융투자검사국, 자산운용검사국, 사모단 체계를 금융투자검사 1·2·3국으로 바꾸고 모든 국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를 배분했다. 특히 계열회사는 같은 부서에 배분해 관리·감독토록 했다.

예를 들면 한국투자 관련 계열사(지주, 증권, 부동산신탁, 운용, 리얼에셋, 밸류운용)는 모두 검사 3국에 배정하고 NH 관련 계열사(증권, 선물, 아문디운용, 헷지운용)는 모두 검사 2국에 배정하는 식이다.

이처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에 대한 금감원의 관리감독 권한 실효성이 강화된 뒤 지난달 29일 이복현 금감원장은 23개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 간담회를 통해 "자산운용사 부실 회사 적시 퇴출을 통해 자질 있는 회사 위주의 경쟁적 시장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관련 시장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이에 금감원은 관련 법에 따라 부실 자산운용사 퇴출 기준을 적용해 등록 취소, 직권 말소 등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운용사 업계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현재 자산운용사들이 너무 많은 데다 인력 채용이나 펀드 인프라 자체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업 자체에서도 보면 (운용하기)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구조조정 필요성을 거들었다.

현행 자산운용 법규에 따르면, 최저자기자본 미달 등 일부 유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 직권말소할 수 있다.

세부적으로 △자기자본 7억원(최소 자기자본의 70%) 6개월 이상 유지 못 한 경우 △사업 등록 후 6개월 이내 정당한 사유 없이 미 영업 또는 영업 이후 정당한 사유 없이 등록 업무 6개월 이상 계속하지 않는 경우 △투자권유(운용) 인력 요건을 6개월 이상 유지하지 못한 경우 △월별 업무 보고서 6개월 이상 미제출하고 금융위로부터 제출 요구를 받은 날로부터 1개월 이내 제출하지 않은 경우 △사업자 등록 말소 △파산선고 등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말 기준 207곳은 영업손실, 209곳은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자기자본 기준에도 미달한 곳도 9곳이나 됐다.

아울러 최근 5년 간(2018~2023년 8월) 금융권 중 증권사·자산운용사 등 금융투자 부문 피해액이 64%(약 7040억원)에 달하면서 부실 문제와 더불어 회사 차원의 조직적인 투자자 이익 훼손 등도 자산운용사 구조조정에 힘을 싣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부실 자산운용사 퇴출에 대해)자본시장 신뢰 회복을 위한 조치로 이해하고 있다"며 "운용사들 내부에서도 건전한 운용을 위한 노력을 포함한 영업 행위 등 내부통제 교육과 리스크 관리 강화 등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him56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