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홍콩 H지수 ELS 안팔겠다"
은행권, "홍콩 H지수 ELS 안팔겠다"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3.11.29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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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판매 중단 이어 KB국민·하나 중단 검토
신한·우리 지난해부터 H지수 기반 상품 판매 중지

홍콩 주가지수(H지수)를 추종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8조4000억원 규모 시한폭탄으로 돌아오며 은행권이 선 긋기에 나섰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앞서 10월4일부터 전국 지점 '원금비보장형 ELS' 판매를 중단했다. 

아울러 NH농협은행은 8월부터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꾸려 H지수 현황과 관련한 안내 문자를 발송하고, 이에 따른 소비자 문의 전담 대응팀을 꾸려 운영하고 있다. 각 지점에는 현장 점검도 이뤄지고 있다.

대체로 3년 만기 상품으로 출시되는 ELS는 기초자산이 되는 지수나 종목 주가에 따라 수익률이 좌우되는 파생상품이다. 

보통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하면 정해진 수익에 따라 조기 상환한다. 다만 반대로 한 번이라도 정해진 일정 기준을 밑돌면 만기 시점에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홍콩 H지수를 추종하는 H지수 ELS는 대부분 2021년 판매됐는데,  27일 기준 H지수는 5981.66으로 2021년 상반기(1만~1만2000) 대비 반토막이 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이 판매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하는 H지수 ELS 규모는 8조4000억원이다. 

업계에서는 40%에 해당하는 3조원 수준이 손실 구간에 들어갔다고 보고 있다. 

이에 시중은행은 H지수가 편입돼 있는 ELS판매를 중지하거나 아예, ELS 상품 판매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실제 KB국민은행은 H지수가 편입된 ELS판매를 중지하고 ELS 상품 판매를 전면 검토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변동성이 확대된 H지수 기초자산 편입을 중단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12월부터 H지수 추종 ELS는 판매를 중단했다. 하나은행은 H지수 ELS 판매 중단을 살피고 있다.

아울러 IBK기업은행 또한 이달부터 기초 자산에 H지수를 포함한 ELS 판매를 중단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를 추종하는 ELS 상품 판매 중단 흐름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하나의 지수 변동성 때문에 전체 상품 판매를 중단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는 시장 모니터링 등 다각도로 지켜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원은 ELS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가 있었는지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은행 창구에서 고위험 상품을 권유하는 게 적합한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특정 시기에 고령자에 고액이 판매됐다는 것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은행권은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투자 상품 가입에 대해서는 계약상 녹취는 물론 상품 가입 이후에도 제3자가 가입 절차 등을 확인하는 해피콜 등을 통해 불완전판매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김경수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 정책실장은 "은행을 찾는 소비자와 증권사를 찾는 소비자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서 "손실 등 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자 적격 평가가 이뤄지고 해당 설명이 금융소비자 중심으로 이뤄졌는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