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총선 물갈이'시동… 사실상 '영남' 타깃
與, '총선 물갈이'시동… 사실상 '영남' 타깃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3.11.28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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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은 의원들 컷오프 권고
'불출마·험지 출마 권고' 지도부·친윤에도 TK·PK 다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 27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협위원장 46명을 대상으로 총선 공천 배제를 권고하면서 영남 현역 의원을 대상으로 한 '물갈이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 112명 중 영남권 의원이 50여명으로, 물갈이 대상에 영남권이 주요 타깃이 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 때문이다. 

특히 당무감사위가 당무감사 평가 하위권 그룹과 별개로 여론조사에서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현격히 낮은 의원들의 컷오프도 권고하겠다고 밝힌 것도 주목된다. 보수 '텃밭'인 영남에서는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당무감사위 발표 이후 현역 의원 컷오프(공천배제) 22명 명단이 '지라시'로 유포됐는데, 영남 현역 의원이 대거 포함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당 법률자문위원회는 28일 대검찰청에 국민의힘 당무감사 관련해 ‘컷오프 22인'이 기재된 허위명단을 커뮤니티에 게시한 성명불상자에 대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 방해죄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유상범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이 '영남 베이스' 성격을 갖고 있어서 아무래도 그쪽에서 의원 교체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도 앞서 "당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에 서라"고 영남 의원들을 향해 '영남 물갈이'를 시사했고, 당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 등에게도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권고했다. 이중 당 지도부 면면을 보면 김기현 대표(울산 남구을),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이만희 사무총장(경북 영천·청도), 김석기 최고위원(경북 경주) 등 TK·PK 출신 의원이 다수 포함돼 있다. 대표 친윤계 의원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구) 역시 PK 현역이다.

해당 지역구 의원들은 "이번에도 TK 물갈이냐"고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보이면서도 에둘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 의원은 'TK·PK 험지 출마론' 관련 물갈이를 명분으로 해당 지역구 의원을 갑자기 연고가 없는 수도권에 보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며 "지역 경쟁력을 갖춘 인물을 물갈이를 이유로 접점이 없는 수도권에 무조건 보낸다면 당 차원에서도 손해 아니겠나"고 지적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