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펀드사태 터지나…홍콩H지수 하락에 ELS 원금 40% 손실
제 2 펀드사태 터지나…홍콩H지수 하락에 ELS 원금 40% 손실
  • 박정은 기자
  • 승인 2023.11.26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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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만기 도래 상품 규모 8조...3조 규모 손실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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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홍콩H지수의 지속적 하락에 은행권에서 판매된 관련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에서 40%대 원금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내년 상반기 만기 도래 관련 상품 규모만 8조원 이상으로, 현 지수 수준이 계속될 경우 손실 규모는 3조원대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홍콩H지수가 지난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홍콩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50개 종목을 추려서 산출하는 지수로, 변동성이 높다.

홍콩H지수는 지난 2021년 2월 1만2000선을 넘어섰으나, 그 해 말 8000대까지 떨어진 뒤 현재 6000대에서 횡보하고 있다. 지난해 10월31일에는 4939대로 무너지기도 했다.

이에 은행권에서 2021년 이후 판매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에서 손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은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약 83억원 원금손실이 발생했다. 만기 도래 규모 약 181억원 중 손실 확정 금액은 약 83억원(손실률 45.9%)에 달한다. 이 상품은 지난 2021년 상반기 발행된 2년 6개월 만기 상품이다.

은행들은 ELS를 사모·공모를 통해 펀드(ELF)와 신탁(ELT) 형태로 판매했는데,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은 지수 등에 연계돼 투자수익이 결정된다.

6개월마다 기초자산 가격을 평가해 조기상환 기회를 주고 만기 시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기준을 밑돌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문제는 내년이다. ELS 만기가 통상 3년이기 때문이다. 

이달 17일 기준 5대 은행에서 판매된 홍콩H지수 연계 ELF·ELT의 만기 도래 규모는 내년 상반기 약 8조41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KB국민은행 4조7726억원 △NH농협은행 1조4833억원 △신한은행 1조3766억원 △하나은행 7526억원 △우리은행 249억원 순이다.

이러한 상황에 일각에서는 이번 홍콩H지수 ELS 사태가 제2의 펀드 사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은행권은 홍콩H지수 ELS 사태로 수조원대 원금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자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또 금융감독원은 지난 20일부터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를 판매한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들어갔다. 증권사 중에서도 최대 판매사인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등 5∼6곳이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him565@shinailbo.co.kr